지난 13일 해군 소속 여군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서 해군 정복을 입군 장병이 정문을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1
성추행 피해 신고 후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여성 부사관 사건과 관련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부사관이 구속됐다.

해군본부 보통군사법원은 14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제2함대 소속 A중사(32·여) 사망사건 관련 피의자 B상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진행해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해군은 "B상사는 함대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됐다"며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중앙수사대는 피의자를 구속한 상태에서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2함대 예하 인천권 도서지역 부대의 B상사는 지난 5월27일 A중사에게 '손금을 봐주겠다'고 하며 신체접촉을 하는 등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A중사는 사건 직후 C주임상사에게 피해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C주임상사는 "A중사가 성추행 피해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길 원치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B상사가 계속 함께 근무하도록 뒀다.

A중사는 그로부터 약 2개월이 지난 이달 7일 부대장 면담을 자청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재차 밝혔다. 이틀 후 이 사건은 군사경찰에 정식 접수돼 수사가 시작됐으나 A중사는 지난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군 수사당국은 A중사 사망 당일 B상사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13일 군법원으로부터 영장실질심사에 필요한 구인영장을 발부받았다.

해당 사건은 성추행 직후 정식 신고를 원치 않았다던 A중사가 뒤늦게 정식 신고를 결심했다는 점에서 2차 가해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피해자가 생전 유족과 나눴던 문자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피해자가 성추행 이후에도 가해자와 분리되지 않은 채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과정에서 B상사의 업무상 따돌림, 업무 배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군사경찰 역시 유족과 부대 관계자를 대상으로 2차 가해 여부를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발생한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해군에서도 발생한 것에 대해 격노하며 국방부에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은 전날 보통전공사상심사(사망)위원회를 열어 A중사를 순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국군대전병원에서 장례식이 치러진 A중사는 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