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풋옵션을 두고 갈등을 빚은 어피니티 컨소시엄·안진회계법인이 20일 첫 공판에서 “신 회장이 평가보고서 제공의무를 불이행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이날(20일) 오후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과 관련해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안진회계법인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임직원들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 중이다. 이날 재판에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양쪽의 입장을 담은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하고 있다.
안진회계법인은 “교보생명이 가치평가 자료 제공에 소극적이었으며 자료제출을 거부했다”며“가치평가 위해 교보생명 데이터룸에 방문했지만 안진 측에 자료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어피니티 측이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입하며 시작됐다. 어피니티는 2015년 9월 말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교보생명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교보생명의 IPO가 지연되자 어피니티는 2018년 10월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당시 어피니티는 안진을 통해 풋옵션 행사가격을 주당 40만9000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신 회장 측은 20만원대를 주장, 계약의 적법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있다며 응하지 않았고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를 통한 국제중재 절차가 시작됐다.
그러면서 교보생명은 어피티니와 안진이 풋옵션 공정시장가치(FMV)의 평가 기준일을 고의로 유리하게 선정해 적용하고, 일반적인 회계원칙에 적절하지 않은 평가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안진은 풋옵션 FMV를 산출하면서 어피니티의 풋옵션 행사 시점인 2018년 10월23일이 아닌 2018년 6월을 기준으로 1년 동안의 피어그룹 주가평균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안진은 가치 평가가 적법하고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평가 기준일에 대해선 평가 작업이 진행될 당시 이용 가능한 비교 대상 기업들의 가장 최근 재무제표 일자가 해당 일자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교보생명의 기업가치평가 허위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덕회계법인에 대한 첫 공판도 지난 10월 열렸다. 삼덕회계법인은 교보생명의 또 다른 FI인 어펄마캐피탈의 의뢰로 풋옵션을 위한 기업가치평가를 맡았다. 삼덕은 이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를 단순 오류조차 수정하지 않고 인용해 받아썼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