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운전자가 보석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사진은 지난해 9월14일 인천 중부경찰서를 나서는 사고 가해차량 운전자 모습.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11월5일 인천지법을 나서는 동승자 모습. /사진=뉴시스
인천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치킨 배달원을 숨지게 한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운전자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보석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23일 인천지방법원에 따르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A씨(35)는 지난 5일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현석)에 보석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 11일 A씨를 상대로 심문을 진행했다.

A씨 변호인은 심문 과정에서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없고 주거가 일정하다”며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 부분이 원활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문제로 재판 준비 과정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A씨는 “11개월째 구치소에서 생활하고 있고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딸과 떨어져 있다”며 “최근 공황장애로 의무과로 실려 갔으나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도주 우려가 있다며 보석 신청을 지난 21일 기각했다.

재판부 “A씨 혐의 모두 인정돼… 매우 중한 범죄”

인천지법 형사3단독(김지희 판사)은 1심에서 가해 차량 운전자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14일 인천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중부경찰서를 나서는 A씨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인천지법 형사3단독(김지희 판사)은 1심에서 A씨에게 징역 5년, 동승자 B씨(48)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 등과 검찰 측은 모두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음주운전과 위험운전 치사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했고 진술 등을 근거할 때 위험 운전 치사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가 높고 역주행을 하다 사고를 일으켜 매우 중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A씨가 술에 취한 상태임을 알면서도 차량을 제공한 점은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사망해 그 결과가 매우 중하다”면서도 “B씨가 A씨의 운전 업무를 지도·감독하거나 특별한 관계에 의한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9월9일 오전 12시52분쯤 만취 상태로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배달원 C씨(54)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사고 당시 제한속도인 시속 60㎞를 넘는 시속 82㎞로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냈다.


B씨는 A씨에게 자기 회사 소유 벤츠 차량 문을 열어주는 등 음주운전을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차량의 실질적인 소유자인 B씨가 단순 방조에 그치지 않고 A씨에게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뿐 아니라 B씨에게도 과실이 인정된다며 이들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했다. 음주운전 차량 동승자가 윤창호법으로 기소된 사례는 이 사건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