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플러스 건물 2층 사무실에 직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사진=뉴스1

경찰이 대규모 환불 사태를 일으킨 머지포인트의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본사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25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15분 영등포에 위치한 머니플러스 본사와 머지서포트, 강남·성동 등의 결제대행사 3곳 등 총 5곳의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경찰은 또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와 권보군 최고운영책임자(CSO), 권강현 이사에게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머지포인트는 전국 2만개 제휴 가맹점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 지난 11일 운영사 머지플러스가 포인트 가능 사용매장을 축소한다는 공지를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머지포인트가 '선불전자지급업'에 해당하지만 수년간 이를 지키지 않고 무허가 영업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이용자들은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머지플러스 본사로 몰려들어 환불을 요구하거나 관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실에 따르면 이달 공정위 산하 한국소비자원의 머지포인트 관련 소비자피해 상담 접수 건수는 13일 누적 기준 249건에서 19일 누적 기준 992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현재 피해자들은 온라인 카페, 카카오톡 그룹채팅 등에 모임을 만들어 현황을 공유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제2의 머지사태’막는다… 금감원, 선불전자지급업체·카드사 조사

금융감독원은 사고 방지를 위해 머지플러스와 제휴를 맺은 전체 카드사의 영업 실태 조사에도 돌입했다. 이번 조사는 제휴 카드사가 사전에 머지플러스의 미등록 여부를 인지하지 못했는지에 집중해 진행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KB국민카드 외 전체 카드사를 대상으로 머지플러스와 유사한 선불전자지급업체와의 제휴 현황, 계약 등을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6월 KB국민카드는 머지플러스와 연내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발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논란 이후 KB국민카드는 PLCC 출시를 보류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머지플러스는 공식 홈페이지에 “PLCC 발행을 서둘러 실물카드를 직접 발송해 드리겠다”며 “머지 PLCC 카드로 상품권망이 아닌 전국 카드결제망을 통해 모든 식음료 매장에서 확장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향후 사업방침을 설명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수석부원장, 전략감독·중소서민금융·소비자보호 담당 부원장보 등과 함께 머지포인트 사태를 점검하는 대책회의를 열어 "선불업 이용자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며 "디지털금융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 본사 모습. /사진=뉴스1

핀테크협회 "안타깝지만 예견된 사고… 전금법 통과돼야"

한편 일각에서는 '머지포인트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전날(24일) '머지포인트 사태 관련 입장문'을 통해 "머지포인트 사태는 과도한 위험을 수반한 사업모델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전자금융업 규율체계 밖에서 발생한, 안타깝지만 예견된 사고"라고 꼬집었다.

협회는 "간편송금 서비스 등에 활용되는 선불전자지급수단과 머지포인트 사태를 촉발시킨 온라인 상품권은 엄연히 구별되는 개념"이라며 "전금법의 규제를 받는 선불전자지급수단과 달리 온라인 상품권에 대한 별도의 법령상 규제는 구 상품권법 폐지 이후 현재까지 공백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머지포인트와 같은 금액형 모바일 상품권의 경우 선불전자지급수단과의 구별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며 "결국 머지포인트 사태의 본질은 온라인 신유형 상품권에 대한 규제 공백과 회색지대에서의 법령 적용 가부에 대한 모호성 등이 복합적·누적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유사한 사태를 방지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선 전금법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금법 개정안엔 ▲이용자 자금의 사전적 보호장치 마련과 동시에 사후적 배상책임 강화 ▲금융플랫폼에 의한 이용자와 금융회사 등의 피해 방지를 위한 영업규율 마련 ▲외국 업자의 행위로부터 국내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이 포함됐다.

협회는 "전금법 개정안은 디지털 금융 거래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장래에 필연적으로 발생 가능한 여러 상황을 대비해 각종 안전장치를 법제화하고 있으므로 조속한 법 통과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