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A씨가 방역법 위반 신고를 한 날짜들과 영업을 종료한 카페 안에서 커튼 뒤로 취식하는 모습./사진=박비주안 기자 편집
경상남도 김해시 외동의 한 번화가. 이곳에는 지난 6월부터 방역법 위반 의심으로 5차례 신고에도 관할 기관의 단속을 비켜간 건물이 있다. 특히, 이곳은 김해시의사회의 간부와 관련있는 사업장이라 ‘봐주기식 단속’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져 논란이 예상된다.
제보자 A씨는 지난 8월 4일 오후 7시 50분 경, 이 건물 앞으로 지나가면서 이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해당 카페는 분명 영업을 종료했다는 안내문이 걸려있었고 실내는 모두 불을 꺼놓았는데, 자세히 보니 카페 안에서 커튼을 치고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본 것이다. 당시는 김해시를 포함한 경상남도 일부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실시되던 시기였다.

A씨는 “영업을 마쳤다는 안내문에도 불구하고 영업장에 불을 끈 채 얇은 커튼 뒤로 3인 이상 취식을 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112에 신고를 했다”면서 “이곳은 김해시청에 지난 두달 동안 4차례나 신고를 넣었지만 김해시청이 단 한 번의 단속도 나오지 않아 112에 바로 신고를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112 신고 접수 이후 다수가 앉아있는 사진을 증거로 찍어놓았다. 이 사진을 신고를 받고 단속 나온 김해시청 공무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단속 나온 공무원들이 해당 카페에 문을 열어 달라고 요청하자, 커튼 밖으로 나온 이들이 문을 직접 열지 않고 ‘돌아서 들어오라’며 다른 창가로 유인했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단속반이 카페 내부로 들어갔을 때는 두 명만 있는 상황이 됐다. 단속 공무원은 남은 두 명 중 한 명의 인적사항만 확인한 채 돌아갔다.

A씨는 “멀쩡한 출입구를 두고, 굳이 다른 쪽으로 돌아오라는 말은 공무원들이 돌아가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다른 쪽 문으로 빠져나갈 시간을 벌게 해 준 셈”이라며 “실제 쪽문으로 사용하는 뒷문이 열려있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이후 김해시는 “커튼 뒤로 3인 이상 다수가 취식을 하고 있다는 제보는 받았지만, 실제 단속하러 입장한 카페 안에는 두 명밖에 없어 행정처분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제보자가 보낸 사진상에서는 커튼 뒤로 흐릿한 사람의 형체가 보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처분이 어렵다”고 통보해왔다.

A씨는 “처음부터 뒷문을 막지 않고 단속을 한 단속의 허점이 있는 것을 인지했다면 카페의 CCTV를 확인해서 출입자들을 세어보면 될 것 아니냐”고 항의했지만 김해시청에서는 “CCTV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찰을 불러 협조를 구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제보자 A씨의 강력한 신고에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 6월부터 해당 사업장에 대해 방역법 위반을 이유로 총 5번의 신고를 했지만 두 달 동안 직접 단속을 나온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그간의 신고에도 무색하게 현장 단속을 하지 않더니, 그나마 이번 한 번 단속을 나오게 됐는데 역시 소극적인 단속을 했다"면서 "다른 쪽문으로 빠져나갈 시간을 두고 카페 사장도 아닌 사람들이 남아 있었음에도 한 명의 인적 사항만 확인해 가는 등 결국 하나마나한 단속이 됐다”며 씁쓸해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6월 3일부터 신고를 했다고 한다. 같은 건물 3층 갤러리에 다수의 인원이 회식을 하고 있어 집합금지 위반으로 신고를 했으나 김해시청 당직실은 신고 접수만 하고 출동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6월 23일과 7월 1일에도 다수의 인원이 술을 마시는 등 집합금지 위반으로 112와 시청 당직실에 신고를 했으나 112는 관할 시청에 문의하라는 말만 남겼고, 시청은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 7월 7일에는 저녁 8시 경 1층 카페에서 10명 이상이 술과 음식을 먹고 있어 신고를 했으나 역시 시청에서는 출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해시청 안전도시과에서는 “코로나19로 신고 건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단속을 할 수 있는 공무원은 순번제로 돌아가며 출동하는 등 인력이 모자라 전체 신고건에 대해 출동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른 신고의 출동 기록은 찾기 어렵지만 7월 7일 신고의 경우 ‘10인 이상 백신접종자 모임’으로 확인되어 행정처분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A씨는 김해시청의 해명에 재차 반박했다. 그는 “김해시청의 말이 사실이라면 ‘10인 이상 백신접종자 모임’에서 10인의 인적사항이 기재되어 있어야 하고 개별 백신접종 여부가 기록되었어야 하는데, 그런 조회 기록 없이 ‘10인의 백신접종자’로 기재만 하면 사실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한 “8월 4일 신고건의 경우도 출입문을 바로 열어주지 않고 돌아서 들어오라는 등 방역단속에 혼선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2인 모두의 인적사항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적사항만 묻고 형식적으로 단속을 종결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제보자 A씨는 이와같은 소극적 방역의 원인으로 해당 건물을 가리켰다. 이 건물은 현재 김해시의사회 간부가 소유한 건물로, 현장 단속 시 인적사항을 확인하지 않은 사람 역시 김해시의사회 간부라고 알렸다.

그는 “이 건물과 가까운 곳에 실제 방역단속 처분을 내릴 수 있는 김해보건소가 위치해 있어 사실상 ‘봐주기식 단속’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고 첨언했다.

이와같은 의혹에 김해시청은 “해당 건물이 김해시의사회 간부 소유의 건물인 것을 인지하고 단속에 나선 것은 아니었으나 단속 당일 의사인 것은 인지하고 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델타변이의 확산 등으로 코로나19가 길어져 전 국민의 피로감이 쌓이는 현 상황에서 방역을 최우선으로 해야하는 지역 의사회 간부가 방역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은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지자체 역시 ‘봐주기식 단속’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라도 성역 없는 단속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