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언론중재법부터 군 부대 마스크 벗기 추진 논란 등 민감한 이슈들이 잇따르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여야가 갈등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경우 여당이 법안을 강행 처리하더라도 공포는 문재인 대통령이 하기 때문에 추후 정치적 부담이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일단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와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하는 TV토론이 예정돼 있는 만큼 관련 흐름을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27일 서면 질의응답에서도 이와 관련, "국회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는 기존 입장과 동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날 박수현 국민소통수석도 연합뉴스TV, YTN에 출연, "국회 입법과 관련한 사안이라는,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서 보면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라며 "청와대가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전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표면적으로는 언론중재법과 거리두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사실상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속내는 다소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와서 여당 노선에 반대 입장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고, 자칫 '당청 엇박자' 논란이 불거질 경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 지도부의 힘을 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이철희 정무수석이 송 대표에게 언론중재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청와대측이 "만난 건 사실이지만 관련 얘기를 나눈 바 없다"고 선을 그은 것도 당청 관계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안팎에선 여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경우, 조만간 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는 곧 청와대가 언급해온 '국회의 시간'이 '대통령의 시간'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 문 대통령은 헌법에 의거, 이의가 있을 경우 15일 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거부권 행사 여부에 따라 자연스레 언론중재법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 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이유를 비롯,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생각이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청와대 입장에선 문 대통령을 겨냥한 군 부대 '노(NO) 마스크' 논란이 확산되는 점도 국정운영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군 마스크 논란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일 열린 청와대의 군 주요 지휘관회의 보고 지시사항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는데, 하 의원은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가 영내에서 마스크를 벗게 하는 등 군인을 상대로 '생체실험'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방역 지침 완화를 논의하자는 취지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내부에선 하 의원의 '생체실험' 언급에 대해 과도하다며 불쾌한 기색도 감지된다.
이와 관련, 박 수석은 YTN 인터뷰에서 "상당히 오해가 많이 있다"며 "93~94%에 이르는 접종이 이뤄졌기 때문에 군 생활을 정상화하기 위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시도해보는 것들이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차원의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의 부산대 입학 취소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민감한 현안 중 하나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부산대 ◇◇양의 위법한 입학 취소 결정 반대합니다' 청원은 나흘 만에 33만명 넘는 동의를 얻었다. 국민청원 답변 요건인 20만명 동의를 충족한 만큼 청와대는 규정상 한 달 내에 이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공개해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