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가계부채 대응 방안 발표를 예고하면서 어떤 내용이 포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가 시중은행에서 2금융권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카드론(장기카드대출)에 대한 규제가 한층 날카로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해 "10월 중 가계부채 대응 방안을 마련·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참석했으며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과 대내외 리스크 요인, 가계부채 현황 등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확산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회복흐름을 보여 왔고 앞으로 백신접종률 제고 등으로 이러한 기조는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 연장선 상에서 거시·재정금융정책들이 실물경제의 회복과 취약부문 지원을 위해 적극 작동되도록 하는 한편 아울러 그동안 누적된 금융불균형에 따른 부작용 완화방향 점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확대된 유동성 등으로 빠르게 증가한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공통인식 하에 그 관리방안을 논의하고, 무엇보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들 경우 상환능력 범위 내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폭넓게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를 포함한 참석자들은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가 실물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올해 6%대 증가율을 목표로 두고 상환능력 내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내년에도 이같은 기조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조기 적용이 점쳐지고 있다. 현재 차주별 DSR 한도는 은행권이 40%, 비은행권은 60%가 적용되며 카드론은 내년 7월까지 DSR 규제가 유예된 상황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달 15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등 기존 발표된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필요하면 비은행권(카드사, 보험사 등)으로의 풍선효과 차단 등 추가 대책도 적극 발굴해 나갈 방침"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또 금융위원회는 같은 날 현대카드, 롯데카드와 가계부채 관리 점검회의를 진행해 카드론 관리를 당부했다.
금융당국이 카드론 관리에 나선 건 대출 이용액이 증가하면서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카드대출 이용액은 56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53조원) 대비 5.8%(3조1000억원) 증가했다.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액(27조1000억원)은 1.8%(5000억원) 줄었지만 카드론 이용액(28조9000억원)은 13.8%(3조5000억원) 증가했다.
정부가 관리에 나서자 카드론 금리는 인상 행렬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표준등급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운영가격)는 연 12.54~15.55%를 기록했다. 이들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3.49%로 전달(13.1%)보다 0.39%포인트 올랐다.
8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롯데카드 15.55% ▲우리카드 13.80% ▲삼성카드 13.60% ▲KB국민카드 13.49% ▲현대카드 12.80% ▲하나카드 12.68% ▲신한카드 12.54% 순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사에도 대출 관리를 당부한만큼 적정 가계대출 증가 수준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