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지 국세청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세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1.10.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서미선 기자 =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도마위에 올랐다. 여야는 한목소리로 국세청의 세무조사 착수를 촉구했고, 김대지 국세청장은 "검찰 조사 경과를 잘 살펴보고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세무조사 진행 여부와 관련 자료 제출 등에 대해 김 청장은 "개별 과세정보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답변을 반복했고, 의원들은 기재위 차원의 의결로 자료를 열람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핵심 주제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었다.

◇"대장동 특혜 세무조사"…김대지 "엄정하게 조치하겠다"


여야를 막론하고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촉구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억 소리 나는 계절"이라며 "국민들이 일할 의욕을 상실하고 제조업을 하던 사람들도 개발사업을 해야하는 거 아니냐 할 정도로 나라 전반에 허탈감과 허무감, 분노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역시 "화천대유와 천하동인은 각종 탈세와 불법 혐의가 가득하다"면서 "이 정도 국민적인 관심사이고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유력 후보의 연결 의혹이 있다면 국세청에서도 세무조사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국민들 관심이 많고 공정과 공평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는 사안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재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니터링을 잘 하고 경과를 잘 살펴보겠다"면서 "저희는 세법상 탈루혐의가 있어야하는만큼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개별 정보 확인 못해" 반복에 뿔난 의원들 "국세법 개정"

그러나 의원들의 관련 자료 제출 요청이나 현 세무조사 진행 상황 등에 대해 김 청장은 "개별 과세정보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현행 국세기본법에 따르면 세무공무원은 개별 납세자의 과세정보를 타인에게 제공·누설하거나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다만 국회가 특정사안에 대해 '국정조사'를 열어 과세정보를 요청하는 경우에는 이를 ‘비공개 회의’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김 청장이 같은 답변을 반복하자 의원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경찰과 검찰도 수사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 준다"면서 "세무조사 내용이 아니라 시행 여부에 대해 왜 확인을 못하나"고 말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조금만 곤란하면 개별 과세정보를 운운하고 있다"면서 "스웨덴은 모든 시민의 세금 납부를 공개하고 책자로 만들어 팔기도한다. 화천대유처럼 국민적 사안에 대해 공개해야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역시 "하루 종일 같은 답변이 반복돼 감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기재위 의원들이 합심해 법률안 개정까지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회의를 주재하던 윤후덕 기재위원장도 "아무 준비도 없이 답변하나"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윤 위원장은 "수천억원의 불로소득에 대한 국민적 상실감이 크다"면서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서 이 사건에 대한 국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의원들이 질의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기재위 차원의 의결을 통해 과세 정보 자료를 열람할 것을 주문했다.

김 청장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입법이나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게 밖에 답변 못하는 점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윤후덕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뉴스1 DB © News1 박세연 기자

◇'로비창구' 세정협의회·역외탈세·중고거래 과세 등도 도마 위
이날 김대지 국세청장은 이 외에 최근 '전관 로비' 의혹이 불거진 세정협의회에 대해 "존속하지 않는 방안을 포함해 심도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 산하 일선 세무서에서 운영하는 세정협의회는 최근 각종 민원을 들어주고 '고문료' 명목의 사후 뇌물을 받는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청장은 또 조세피난처를 통한 역외탈세의 근본적인 차단을 위해 조세범처벌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김 청장은 "저희 입장에서는 조세범처벌법으로 보고 있지만, 법원은 외국법인이나 비거주자의 경우 고의성을 판단하고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강조한다"면서 "국법인과 비거주자의 명의 위장해위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도록 명시하는 내용을 담아 법을 개정하기 위해 기획재정부에 건의해놓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수천만원 짜리 명품 시계와 골드바 등이 거래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청장은 "기재부와 상의해 구체적 과세 기준에 대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천 소재 세무서에서 근무하던 여성 국세공무원이 상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김 청장은 "당시 피해자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보고받았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관련 내용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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