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빈 변호사

지난해 흥행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이혼소송을 수행하는 변호사인 필자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극중 지선우는 남편과의 이혼소송에서 양육권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남편을 도발하고, 자신을 때리는 모습을 아이가 보게 한다. 결국 원하는 대로 친권과 양육권을 확보했다. 지선우의 이혼은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자(子)의 복리. 민법 제837조 및 가사소송법 제58조 등은 이혼 시 양육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양육에 관한 사항이 부부 당사자 간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 최종적으로 이를 결정하는 주체가 가정법원이다. 법원이 양육자, 면접교섭 등 미성년 자녀에 대한 사항을 판단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바로 ‘자녀의 복리’다.


양육권 결정 기준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살펴보면 ‘미성년인 자의 성별과 연령, 그에 대한 부모의 애정과 양육 의사의 유무는 물론, 양육에 필요한 경제적 능력의 유무, 부 또는 모와 미성년인 자 사이의 친밀도, 미성년 자의 의사 등의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성년인 자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판단’한다.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8므380판결 참조) 자의 복리란 객관적으로 자녀의 성장과 복지를 위한 복합적인 심리적·환경적 요소가 고려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의 이혼소송에서 자녀의 복리는 종종 부부의 감정싸움에 가려지기 일쑤다. 상대방을 맹목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자녀의 거소를 숨기거나 양육비를 주지 않기 위해 양육권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혼 조건 협의에 있어 우위 선점을 위해 면접교섭권이 전략적으로 이용되는 것도 종종 목격했다.

치열한 양육권 투쟁의 목적이 과연 진정 ‘내 아이’를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인지…. ‘부부의 세계’는 이에 대한 답을 회피하고 정당화하려는 지선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의 복리’의 의미를 일깨워줬다.


수많은 소송 사건을 수행하며 필자를 가장 감정적으로 격양되게 만드는 사건은 단언컨대 양육권 소송이다. 소송 결과가 어린 자녀, 한 인격체의 성장 과정에 미치게 될 지대한 영향과 의뢰인의 간절함이 때로는 숙연히 다가온다. 이혼을 마주한 두 사람에게 자녀를 위한 진중하고 합리적인 대화, 아름다운 이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가운데서도 ‘자의 복리’가 저해되지 않도록 올바른 방향을 고민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새삼 새겨본다.

[프로필] 조연빈 변호사▲법무법인 태율(구성원 변호사) ▲서강대 법학과 졸업 ▲2019년 서울특별시장 표창 ▲한국여성변호사회 기획이사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피해자 법률구조 변호사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법률지원 고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