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검찰의 대장동 의혹 수사가 50일을 넘겼지만 불신은 되레 커지고 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에서 수사를 총괄한 부장검사가 '쪼개기 회식 논란'으로 사실상 경질되면서 수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수사팀 출범 초기부터 부실수사 논란이 끊이지 않은데다 정치권이 검찰 수사를 못믿겠다며 특검 도입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어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날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다.
서울중앙지검은 19일 회식을 주도한 유경필 부장검사를 수사팀서 배제하고 정용환 반부패·강력수사1부장을 대장동 전담수사팀에 투입했다.
회식 직후 유 부장검사를 포함한 수사팀 7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됐고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자 사실상 경질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이 방역수칙 위반 관련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는 등 사태가 커지자 주임 부장검사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국감에서 수사팀의 수사능력과 부실수사를 지적받자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수사팀에 힘을 실어준 김오수 검찰총장도 결국 주임 부장검사를 교체하고 수사팀에 총력 수사를 주문했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기소를 사흘 앞두고 수사 총괄 주임 부장검사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터라 사태 수습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후보 연루 의혹으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대형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주임 부장 경질은 매우 이례적이라 검찰 내부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당장 수사 차질이 예상된다. 김씨와 남 변호사 기소 이후 곽상도 전 의원 소환조사 등 본격적인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로 나아가야 하는데 수사팀에 힘이 실리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한차례 수사팀 내분설로 휘청인 상황이어서 수사팀 내 동요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정치권이 검찰 수사를 불신하며 특검 도입 논의를 서두르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총무과에서 쪼개기 회식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인데 이를 보고받은 대검이 징계나 추가 인사조치를 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도 변수다.
전담수사팀은 출범 이후 수사 의지와 능력 모두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수사의 가장 기본인 압수수색부터 구속영장 청구까지 수사의 주요 단계마다 아마추어 수사, 봐주기 의혹을 낳으며 논란을 자초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 직전 자택 창문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찾지 못하고 이를 경찰이 뒤늦게 확보해 망신을 당했다.
김만배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고, 미국에서 입국한 남욱 변호사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하고도 기한 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석방해 부실수사 비판에 직면했다. 뒤늦은 성남시청 압수수색에서도 시장실은 제외해 국정감사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이 해명해야 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1차 기소할 때는 구속영장에 넣은 배임 혐의를 제외해 검찰 내부에서도 '영장보다 못한 공소장은 처음 본다'는 탄식이 나왔다. 기존 배임과 뇌물 혐의를 보강하기도 벅찬 형편에 권순일, 박영수, 곽상도 등 화천대유 관련자 소환도 아직이다.
여기에 김씨와 남 변호사 구속을 소위 '자축'한 단체 회식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격리되며 피의자 소환조사 연기 등 실제 수사 차질로 이어진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옛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출신 한 변호사는 "구경꾼 입장이지만 일부러 저렇게 연이어 사고치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요즘 어디 가서 검찰출신이라고 말하고 다니기 부끄럽다"라며 자성을 촉구했다.
그 사이 여의도에선 특검 도입 논의가 급진전되고 있다.
여야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대장동 특검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뉴스1 인터뷰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 "특검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조건을 붙이지 않고 아무 때나 여야가 합의해서 특검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고, 윤 후보는 "국민 대다수가 특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특검을 받지 않고 선거를 할 수 있겠는가. 어차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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