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안전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이 법 취지를 살려 안전사고를 근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이날 오전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동력공장 전기관련 설비(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새해 초부터 대형화재 건물붕괴 등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이 법 취지를 살려 안전사고를 근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12일 오전 6시23분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SK에너지 공장에서 큰 화재가 났다. 3층짜리 단독건물인 배터리 보관통(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시작된 불은 건물 전체를 덮을 만큼 크게 번졌다. 불은 발생 2시간 40여분 만에 진화됐으며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6일에도 경기 평택시 한 냉동창고 신축공사장에서 대형화재가 일어났다. 이날 오전 불길이 잡히는 듯 보였지만 소방당국이 남아 있던 불길을 잡던 중 다시 불이 번졌다.

화재 진압 과정에서 119구조대 송탄소방서 소속 소방관 5명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 중 2명은 자력으로 탈출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다른 소방관 3명은 냉동창고 신축공사장 2층에서 모두 숨진 채 발견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화재가 발생한 해당 냉동창고는 당국으로부터 수차례 화재 위험성 관련 지적과 주의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안전 조치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1일 외벽이 무너진 광주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 현장. /사진=독자 제공
지난 11일에는 전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순직하는 사고와 건물 붕괴 사고가 연달아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45분쯤 경기 화성시 정남면 관항리 야산에 F-5E 전투기가 추락해 탑승했던 조종사가 순직했다. 숨진 조종사는 비상탈출을 두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전투기인 F-5E는 모두 노후화돼 사고가 빈번한 편이라는 점에서 안전성에 따른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같은 날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외벽 구조물이 무너져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이에 광주시는 이날 실종자 6명의 신원을 모두 확인하고 수색을 재개했다.

사고 발생 직후 해당 아파트 공사현장에 겨울철에 콘크리트를 충분히 굳히지 않는 등 부실시공이 붕괴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건축학계 A교수는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콘크리트는 타설 이후 굳다가 28일이 지나면 강도가 거의 증가하지 않는다"며 "온도 변화에 따른 콘크리트 타설이 잘 지켜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법, 해결책 될 수 있나?

새해 들어 이틀에 한번 꼴로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오는 27일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밖이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2년 뒤인 오는 2024년 1월27일부터 이 법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고예방 책임을 다하지 않은 사업주, 경영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처벌 수위는 징역 1년 이상 혹은 10억원 이하의 벌금이다.

이에 따라 안전 조치가 미흡한 사업장임에도 기준에 맞지 않으면 책임을 묻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번 잇단 대형 안전사고에 중대재해법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우려의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이던 광주 아이파크 신축 공사장에서 외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난 다음날(12일)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재해 발생 시 원청 경영책임자 처벌이 가능하도록 온전한 '중대재해처벌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