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머리털 빠지는 MZ세대… 증가하는 여성 탈모인
② 1년 37만8000원 절약… ‘목 빠지는’ 1000만 탈모인
③ 샴푸는 샴푸일 뿐?… 탈모 샴푸 찾는 사람들
④ “머리털이 쑥쑥”… 탈모인 두 번 울리는 과장광고
정치권에서 시작된 탈모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여부로 ‘탈모’가 국민적 관심사가 됐다. 중장년층은 물론 2030세대까지 탈모에 대한 고민이 커지면서 이 문제는 3월 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주요 청년 공약으로 급부상할 정도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평가와 기대감이 있는 반면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건강보험 재정 등을 내세운 반대 의견도 있는 만큼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즈음엔 상당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MZ세대 탈모환자 급증… 여성 탈모인도 10만명 넘어
탈모는 비정상적으로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로 머리숱이 줄거나 부분적으로 많이 빠져 대머리가 되는 것을 말한다. 탈모로 인해 야기되는 상태를 탈모증이라 하는데 원형탈모증과 여성형·남성형으로 구분되는 안드로겐탈모증이 있다. 흔히 얘기하는 대머리는 남성형 안드로겐탈모증이다.탈모의 원인은 다양하다. 유전적 원인을 비롯해 호르몬, 내분비 질환, 영양 결핍, 스트레스 등과 함께 약물과 출산이 탈모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평소보다 모발이 많이 빠지거나 M자 헤어라인이 점차 두드러지면서 정수리에 두피가 비춰 보이는 정도가 심해지면 진단을 통해 탈모 여부를 점검해봐야 한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치료제의 건보 적용’ 검토 소식에 환영의 목소리가 큰 것도 최근들어 탈모 질환을 겪고 있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탈모증으로 병원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6년 21만2916명 ▲2017년 21만5025명 ▲2018년 22만4688명 ▲2019년 23만3628명 ▲2020년 23만4780명 등으로 5년 새 10.3% 증가했다.
심평원에서 제시한 탈모 환자 수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원형탈모증, 안드로겐탈모증, 흉터탈모증, 기타 비흉터성 모발 손실 환자 수다. 따라서 대한탈모치료학회나 관련 업계가 집계한 의료기관 미방문 환자나 잠재적 질환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국내 탈모 인구는 10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 4가지 경우만 해당… 진료비 매년 증가
하지만 이외의 탈모 질환은 건보 요양급여 기준에 관한 규칙상 비급여 대상이다. 업무 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 실시·사용되는 행위나 약제, 치료재료는 비급여 대상이어서다. 신체의 필수 기능 개선 목적이 아닌 경우도 마찬가지다. 노화와 유전으로 인한 탈모는 건보 급여 적용이 되지 않는다. 외모 개선을 위한 탈모 치료 역시 건보 급여 대상이 아니다.
진료비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연간 300억원을 돌파한 탈모증 진료비(공단과 개인 부담금 합산 기준)는 2020년 한해 387억3946만원을 기록하는 등 계속 늘고 있다. 본인 부담금은 통상 의원급의 경우 30%,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60%다.
탈모치료제 가격은 비교적 고가다. 가장 대표적인 탈모 치료제인 프로페시아가 1정당 1800~2000원으로 처방까지 포함하면 한달 치 약값은 5만~7만원에 달한다. 복제약(제네릭)도 1년 기준 약값이 수십만원이다. 이에 일부 환자들은 불법으로 해외 직구를 하거나 프로페시아 성분이 들어있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프로스카’를 처방받아 복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일반의약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것은 약사법 위반이다. 전문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고 일반의약품은 약국에서 구입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의 경우 제조·유통 경로가 명확하지 않고 안전성 확인이 어려워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지적이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탈모약 판매 광고는 꾸준하게 적발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발모와 탈모 관련 모발용제 판매 광고가 적발된 건수는 연도별로 ▲2018년 1239건 ▲2019년 1286건 ▲2020년 843건 ▲2021년 949건 등이다. 탈모 치료제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경우 약값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다른 질환과의 형평성, 재정 문제, 급여 범위와 우선순위 등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탈모 치료제의 건보 적용 공약이 실제 이행까진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탈모 공약 핵심은 재정… 與 “700억~800억원 소요”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원이(더불어민주당·전남 목포) 의원은 지난 5일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가 주최한 청년 탈모인과의 간담회에서 “치료제에 건보를 적용할 경우 정부 부담 규모는 매년 약 770억원 가량”이라며 “한 해 예산이 600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이 정도는 충분히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2020년 기준 건강보험 재정은 75조원 정도로 700억~800억원은 전체의 0.1% 수준이다.
다만 현재 공개된 소비량이 아니라 건보 적용 시 수요 증가에 다른 예측 소비량까지 감안한다면 소요 재정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란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장을 지낸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건강보험으로 70%를 보상한다는 것을 전제로 실질 환자 수 300만~1000만명을 감안하면 연간 1조~3조원 가량 소요된다”고 내다봤다.
정확한 수요를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이 같은 예측을 검증할 수는 없지만 건보료 부담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전문가는 “탈모가 정신적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도 많은 만큼 우리 사회가 탈모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다면 재정, 형평성, 수치 등 정확한 근거를 마련해 탈모 치료제에 대한 건보 적용은 충분히 논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