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다시 거리두기 카드를 꺼냈다. 힘겹고 긴 시간 끝에 찾은 일상도 다시 멈췄다. 방역조치 강화로 유행이 잠시 잦아들다 싶더니 오미크론이 빠른 속도로 퍼졌다. 급기야 지난 26일 첫 일일 신규 확진자 1만명을 돌파했다.
정부와 방역당국은 설 연휴를 앞두고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여러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유전자 증폭(PCR)검사 이원화, 자가진단키트 활용 확대, 재택치료 효율화가 골자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의 조치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가진단키트가 확대되면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반적인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는 약 90% 수준으로 PCR 검사의 정확도인 99~100%와 비교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가진단키트는 의료진의 도움 없이 개인이 검사하기 때문에 검체채취 방식에 따라 정확도 편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현재의 진단검사 체계는 단순히 검사뿐 아니라 확진자를 억제하는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검사 체계를 유지하면서 시간을 두고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 델타 변이가 한창 유행일 당시 정부와 대다수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를 보조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반대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자가검사키트의 낮은 정확성이 이유였다. 그때와 달라진 건 유행을 지배하는 오미크론이라는 이름뿐이다.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방역 정책을 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들의 불신을 샀다. 일례로 최근에 바뀐 장례 지침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사망자 장례 관리지침에 근거해 확진 사망자에 대해 ‘선 화장 후 장례’ 원칙을 적용해왔다. 시신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 가족이 사망해도 임종을 지킬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시신에서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없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정부는 장례를 먼저 치를 수 있도록 해당 고시를 개정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적 근거’와 ‘해외 데이터’가 나왔음에도 늑장 대응으로 국민들만 피해를 봤다.
백신과 치료제가 도입됐지만 언제 상황이 종식될 지 알 수 없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낮다고 하지만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는 불가피하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보다 책임 있고 기준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내야 한다. 정부가 흔들리면 국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정보제공과 책임 있는 방역정책으로 일상회복의 걸음을 내딛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