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KCGI가 한진칼 엑시트(자금회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연말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시간 외로 대량 매도(블록딜)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KCGI 측은 부정했다. 최근 KCGI가 한진칼에 주주제안을 한 것을 두고 지분 정리를 위한 명분 쌓기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KCGI가 쌍용차 투자에 속도를 내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KCGI는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 내에서 단독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인수자인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금액은 3048억원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 KCGI와 키스톤PE 등과 컨소시엄을 꾸렸지만 키스톤PE가 이탈하면서 이를 KCGI가 매꿔야 한다. 인수대금의 약 40~50%를 KCGI가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를 정상화하는데는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쌍용차가 오는 9월까지 상환해야 할 단기성 차입금도 5499억원이다. 전동화 전환을 위해서도 큰 규모의 자금이 요구된다.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서는 KCGI의 자금 동원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KCGI가 한진칼에서 추가적인 차익을 노리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엑시트에 힘이 실린다. KCGI 주식담보대출 비율은 10.22%다. 주식담보대출 이자 지출이 지속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 만족스런 수익을 돌려 주기 위해선 빠른 엑시트(회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탓에 무배당 가능성이 크다.
KCGI 산하 SPC들도 올해 만기를 앞두고 있다. 디니즈홀딩스(2022년 3월13일), 캐트홀딩스(2022년 3월26일), 캐롤라인홀딩스(2022년 3월26일)에 자금을 댄 펀드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어 최대 2년까지 운용 기간 연장은 가능하다.
KCGI는 8개의 SPC(투자목적회사)를 통해 한진칼 주식 1162만190주(17.41%)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종가 5만5700원을 기준으로 약 6472억원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이를 명분 삼아 한진칼에서 발을 뺄 수 있다"며 "쌍용차 자금 동원력에 한계가 있을테니 쌍용차 쪽으로 무게 추를 옮기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현민 사장 승진을 발판 삼아 경영권 분쟁 이후 줄어들었던 존재감을 다시 키우려는 단순한 움직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