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향후 있을 산업계 재편에 관심이 모인다. 쌍용자동차 매각 작업은 9부 능선을 넘었으나 채권단 반발에 부딪혔다. 채권단과 인수자 간 갈등을 좁히지 못하면 쌍용차의 매각 작업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성장 기반을 다진 HMM의 민영화 전환은 2~3년 뒤가 적합한 시기로 꼽힌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은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에 막혀 있어 외교적 지원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다음달 1일 쌍용차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회생계획안은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가결된다. 최근 채권단인 서울보증보험은 회생계획안 수정 명령을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위기가 커지고 있다. 상거래 채권단도 조만간 M&A 재입찰 요구서를 법원에 낼 계획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제시한 회생계획안의 회생채권 변제율이 1.75%로 매우 낮다는 이유에서다.
투표가 관계인 집회에서 부결되면 쌍용차는 청산되거나 새로운 인수자를 찾기 위한 회생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사들과 인수자 간 불신이 큰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쌍용차 매각에 쉽게 손을 대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갖자고 할 가능성이 큰데 그럼 법정관리 연장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쌍용차 매각은 윤 당선인에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자동차는 사명에서 '삼성'을 뗐다"며 "국내 완성차는 현대차그룹과 쌍용차가 남는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의 독점 견제와 수입차와의 경쟁, 부품산업 성장이 되려면 쌍용차의 정상화는 윤 당선인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MM은 2~3년 뒤 본격적인 인수자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성혁 해양수상부 장관은 지난 2일 해운재건 성과를 설명하며 "민영화는 여건이 조성돼야 하는데 2~3년간은 경영 안정화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HMM의 기업 가치가 커진 만큼 인수자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겨우 살아난 HMM은 앞으로 글로벌 대형 선사들과 디지털, 자율운항 분야에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고 컨테이너선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자를 물색하는 것이 윤 당선인의 또 다른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슬롯·운수권 반납 조건으로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남은 절차는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지만 진척이 더디다. EU는 기업 결합에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양사 합병을 견제할 수 있다.
해외 기업결합 승인에 속도를 높이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윤철 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기업결합 승인 속도가 중요해진 만큼 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