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2년차를 맞은 정승일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5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이 올해 최대 20조원의 적자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선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되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한전은 지난해 5조8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이익 대비 9조9464억원 감소한 수치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2조7980억원)의 2배 수준이다. 전력 판매량이 4.7% 증가했으나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가 각각 31.2%, 37.6% 급등한 것이 영업손실에 영향을 미쳤다.
정 사장은 고강도 자구 노력을 통해 향후 연료 가격 추가 상승에 대응할 방침이지만 올해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오히려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일 때 지불하는 비용인 전력도매가격(SMP)이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낮은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SMP는 지난달 킬로와트시(kWh)당 197.32원을 기록했다. 전월(154.42원) 대비 27.8% 급등한 수치다. 전력 판매단가는 지난해 1kWh당 108.1원을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한 것을 고려하면 현재 적용되는 판매단가도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SMP는 오르고 전력 판매단가는 동결돼 한전이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일각에서는 SMP 상승과 전력 판매단가 동결이 맞물려 한전이 올해 20조원의 영업손실을 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전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오는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기준연료비을 kWh당 4.9원씩 총 9.8원을 인상할 방침이었다. 환경정책 비용 등을 반영한 기후환경요금도 오는 4월부터 kWh당 2원씩 인상할 계획이었다. 즉 다음달부터 kWh당 총 6.9원의 요금 인상이 예고됐다.
문제는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요금 인상에 반대한다는 점이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동안 전기요금을 동결하겠다”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실제로 윤 당선인 대통령 취임 후인 오는 6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국민 생활과 맞닿아 있는 전기료 인상을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기요금 동결 공약이 실현될 경우 한전은 올해도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 앞에 주어진 어려움은 피해가야 할 문제가 아닌 해결책을 함께 찾아가야 하는 과제”라고 말했다. 정 사장이 직면한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대와의대화] "대통령 '내 맘대로 하면 되는 거지'… 그러니 다 실패" |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①](https://i.ytimg.com/vi/50WYnbSsBE0/hqdefault.jpg?width=1920&quality=75)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