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첫 재판에서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근거로 한 1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지난 1월 기자회견 중인 이용수 할머니. /사진=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첫 재판에서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근거로 한 1심 판결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민사33부(부장판사 구회근)는 24일 이용수 할머니와 고 곽예남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5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의 첫 변론을 진행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일본 정부는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과 다른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위안부 문제를 일관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한일 위안부 합의를 대체적인 권리 구제 수단으로 인정한 원심 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심은 국가면제의 예외가 국제관습법으로 인정되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했지만 이 사건의 쟁점은 그게 아니다"며 "중대한 인권침해 권리구제를 위해 국가면제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 심리해야 하는데 원심에서는 이에 대한 심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측은 브라질 연방최고재판소가 지난해 8월 전쟁 피해자에게 국가면제를 적용하지 않은 판결을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브라질 연방최고재판소는 당시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배상책임이 있다고 한 지난해 1월 법원 판결을 인용한 바 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국제공동체 전체 이익을 해한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하는 것이 오늘날 국제인권법의 요청이고 국제공동체의 전체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대리인은 이날 법정에 참석하지 않았다. 공시 송달이 완료됐지만 일본 측은 여전히 소송에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심에서도 일본 측은 무대응 전략을 펼쳤다.

재판부는 "저희도 국제관습법 전문가라고 할 수 없어서 광범위하게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며 "상반되는 의견을 가진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피해자 측 대리인은 일본에서 국가면제를 연구한 현직 변호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앞서 일본은 지난 1930년대 후반부터 지난 1940년대 초반까지 위법한 방법을 통해 피해자들을 위안부로 차출했다. 이들은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서 일본군과 성관계를 강요받았다.

곽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난 2016년 일본 정부에게 피해 배상책임이 있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지난해 4월 일본 정부의 '국가면제'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소송을 각하했다. 국가면제란 주권국가는 타국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는 원칙이다. 또 한일 위안부 합의가 유효하기 때문에 위안부 피해 문제는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배춘희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심리한 재판부는 일본의 국가면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난해 1월 원고 승소 판결했다. 두 재판부가 정반대의 판결을 내놓으며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