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전 카카오 대표가 자신이 몸담았던 카카오벤처스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약속된 성과급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임 전 대표가 주장하는 성과급 금액은 최대 8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임 전 대표는 지난 21일 김 의장과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5억원 규모의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 이 금액은 소 제기를 위해 우선 설정한 규모이다. 실제 주장하는 액수는 최대 887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대표가 요구하는 성과급은 지난해 10월 청산된 카카오벤처스 1호 펀드 관련 보수다. 임 전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대표로 재직하던 2015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과보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 두나무에 투자했다. 2013년 2억원에 사들인 두나무 주식 1000주는 2021년 2조원의 가치로 뛰어올랐다. 카카오벤처스 1호 펀드의 수익 역시 3000억원이 넘었다.
2018년 카카오를 떠나 임 전 대표는 지난해 펀드 청산 이후 카카오벤처스로부터 현금 29억원 가량과 두나무 주식 12만1106주를 정산 받기로 했다. 올해 들어 카카오에서 상법상 절차 미비를 이유로 들어 임 전 대표에게 이 같은 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카카오는 “상법 등 소정의 절차에서 (성과급 지급 관련) 미비 사항이 확인돼 지급을 보류 한 것”이라며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해당 이슈 유효성과 범위에 관한 법적 판단 절차가 필요하며 그 결과에 따라 집행하도록 카벤에 권고했다”고 전했다.
임 전 대표 외에 해당 펀드에 참여했던 카카오의 다른 심사역이나 외부 투자자 등은 617억원 규모의 주식 등을 지급 받았다. 이는 지난해 카카오의 사업보고서에도 반영됐다.
카카오는 임 전 대표가 성과보수계약을 체결할 당시 대표직을 맡고 있었기에 임 전 대표와의 성과보수 계약을 체결할 때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했으나 이 같은 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렇기에 주총 의결 없는 임 전 대표와의 계약에 절차상 하자가 있고 이를 무시한 채 성과급을 지급하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
카카오는 “주총과 이사회 의사결정 과정이 없는 등 흠결이 있단 사실을 결산 시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모두 지적했다”면서 “법무, 세무 문제를 재검증해 법원 재판에서 성과급 지급 유무와 범위가 결정되면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회계·법무법인에서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는 가운데 이 같은 성과급 지급이 배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법원의 판단에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