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진 기자 = "가족이 자가키트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이 나와 회사에 보고를 했고, 보건소 줄이 길어 다음날 신속항원검사를 했는데 두 줄이 나와 유전자증폭(PCR)검사를 한 후 자택에서 대기했습니다. PCR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출근했는데 3일간 출근을 못한 것을 회사가 모두 결근 처리했습니다." (2022년 3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상담사례)
"매주 회의 때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업무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백신 휴가는 모두 개인 연차를 사용하게 했습니다. 연차가 없는 사람은 내년도 연차에서 삭감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확진자가 나와 재택근무를 했는데 자진 퇴사를 하라고 강요했습니다." (2022년 2월, 이메일 상담사례)
확진자 폭증과 함께 '코로나 갑질'에 눈물을 흘리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확진자 증가로 격리자가 늘고 있지만 공공기관·대기업을 제외한 상당수 기업에서 무급휴직·연차휴가 강요, 임금삭감, 권고사직, 해고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27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접수된 이메일 제보 487건 중 신원이 확인된 코로나19 관련 사례는 19건이다. 그중 11건은 무급휴가·연차휴가 강요에 따른 임금 삭감 사례, 2건은 권고사직·해고 사례다.
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사례자는 "환자가 확진돼 출근을 하지 못하자 연차를 소진시켰다"며 "환자로 인해 격리되거나 검사를 받으러 간 경우도 전부 연차를 소진하게 했고, 가족 감염으로 인한 격리 또한 연차를 사용하게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사례자는 "회사가 코로나로 인한 경영난을 이유로 권고사직을 요구했다"며 "어쩔 수 없이 퇴사했는데 월급과 퇴직금을 포함해 500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사장이 연락이 두절돼 노동청에 체불임금으로 진정했다"고 밝혔다.
확진으로 채용이 취소된 것 같다며 대응을 물은 사례도 있다. 이 사례자는 "입사하기로 한 날 동거인이 양성 판정을 받아서 회사에 연락하고 PCR검사를 받았는데 확진이 돼 7일간 격리했다"며 "이미 다른 사람이 출근해 인수인계를 받고 있었고, 회사에 출근일자와 출근 시 서류 등에 관해서 물어봤는데 답을 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확진자나 밀접접촉자 등에게 출근 강요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택근무를 못하게 하는 사례도 있었다. 세종시에 근무하는 공무원 사례자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는데 재택은 절대 안 된다고 하고, 체온 38도가 넘어야 조퇴가 가능하다고 했다"며 "확진 직원들이 업무에 복귀했을 때는 일주일 동안 혼자 책상에서 밥을 먹게 했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정부가 사업주에 지원하는 코로나 유급휴가비 지급액과 지급일 수가 줄어든 점 또한 지적했다.
정부는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 16일부터 일일 지원상한액을 기존 7만3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하고, 최대 5일만 지원하도록 했다. 입원·격리 기간 무급휴직·연차휴가 강요를 당한 직장인이 신청할 수 있는 생활지원비도 1인 10만원, 2인 이상 15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단체는 국가 재난인 코로나19 사태로 발생한 비용을 정부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며, 유급병가휴가(상병수당제)를 의무화할 것을 강조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가 설치한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 대상에 직장인을 포함시킬 것도 요구했다.
김하나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고 유급병가제도가 갖추어지지 않은 사업장에 제도 도입 및 지원사업을 추진해 '아프면 쉴 수 있는 사회'를 위한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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