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의사불벌죄를 인정하지 않는 군형법상 폭행죄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군사시설에서 군인이 군인을 폭행하면 '피해자가 용서해도 무조건 처벌하는 군형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7일 "군인이 군사시설에서 군인을 폭행한 경우 반의사불벌죄 적용을 배제하는 군형법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며 청구인 2명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다. 폭행죄는 일반적으로 반의사불벌죄이지만, 군형법 제60조의 6에는 '군사기지나 군사시설에서 군인을 폭행한 경우 반의사불벌죄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특례규정이 있다.

재판부는 "일반 폭행죄는 신체 안전을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지만, 군사기지 등에서의 군인 상호간 폭행죄는 군 조직의 기강과 전투력 유지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군 조직의 특수성으로 인해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바랄 경우 다른 구성원에 의해 피해를 당할 우려가 있다"며 "상급자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 합의에 관여할 경우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거부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는 병영생활을 하는 병역의무자의 신체 및 안전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심판대상 조항이 형벌체계상 균형을 상실했다고 보기 어려워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군에서 상사로 근무하던 청구인 A씨는 2019년 12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병사인 피해자들을 각각 인성검사실, 신각개전투교장, 행정반에서 총 3차례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가 적힌 합의서를 제출했다. 군형법 규정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받지 못하게 되자 재판중 군형법 규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군사법원이 지난해 3월 이를 기각하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청구인 B씨의 상황도 유사하다. 사건 당시 중위였던 B씨는 지난 2019년 6월 철벽사격장과 생활관에서 병사인 피해자를 폭행해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상고와 항고가 모두 기각됐다. B씨 역시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담긴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은 군형법에 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