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전 세계에 급속도로 확산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뉴 패러다임’을 넘어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 또는 표준)로 자리잡고 있다.

2020년 블랙록, 국민연금 등 주요 투자기관이 관련 요소를 투자지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 시작된 ESG 광풍은 국내 금융기관과 위탁운용사들의 경영전략과 조직개편까지 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요 금융기관들은 시대적 흐름에 맞춰 조직을 신설하고 ESG 자체평가 모델을 구축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IR 담당자를 지정하고 지속경영보고서, ESG채권발행,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 이니셔티브 가입 등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와 유관기관에서도 ESG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0년 10월 탄소중립 선언을 시작으로 2021년 9월 기후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10월에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30일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 발표로 ESG 금융을 위한 기준도 명확해졌다. 녹색분류체계는 특정 기술이 친환경 기술에 포함되는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향후 금융업계의 투자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나아가 ESG 경영과 컴플라이언스(규정)를 준비하는 기업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될 전망이다. 특히 2050년 탄소중립 선언에 따른 ‘E’(환경)를 위한 탄소배출 감축은 국가와 기업에 선택이 아닌 미래 생존을 위한 원칙이 되고 있다.

2회 대한민국 리딩금융 ESG 어워드… 29개사 수상 확정

종합 경제전문지 머니S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ESG 경영 우수 금융회사를 선정해 시상한데 이어 올해 ‘제2회 대한민국 리딩금융 ESG 어워드’를 개최했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와 함께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심사위원장), 김성주 금융감독원 지속가능금융팀장,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 국내 대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기금의 신왕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 송정훈 머니S 시장경제부 부국장 등 5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투명하게 수상자를 결정했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총 57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공공데이터와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한 ‘ESG 성과분석(PA)’ 점수와 뉴스데이터를 바탕으로 ESG 사건사고(컨트러버시)를 분석한 ‘ESG 리스크(IA)’ 점수를 기반으로 ESG 통합점수를 측정했다. 점수를 바탕으로 심사위원단의 정성평가를 거쳐 종합평가 대상과 업권별 최우수상 등 29개 금융회사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먼저 금융회사의 ESG 성과분석(PA)은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테마로 나눠 16가지 이슈로 분류해 평가했다. 리스크 분석(IA)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업의 사건 사고를 모니터링한 후 ESG 테마별 18가지 이슈로 분류해 평가했다.

환경 부문은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 및 활동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기업의 환경정책, 오염 방지와 화학물질 관리 대책,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노력 등에 대한 조직활동을 살펴봤다. 구체적으로 ▲환경정책·방침 ▲오염방지 ▲화학물질관리 ▲기후변화 완화와 적용 ▲자원 효율성 등으로 평가했다.

사회 부문은 노사협력, 근무환경, 인권 존중과 차별금지, 소비자 이슈 등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대표적인 사회책임 영역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구체적으로 ▲노사 대화와 협력 ▲근무조건 ▲동등한 기회 및 차별금지 ▲인권 및 지역사회 이슈 ▲소비자 이슈 등이다.

지배구조는 지속가능한 기업가치를 창출하고 보호하기 위해 재무적 성과와 더불어 환경,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건전한 기업 지배구조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이사회 ▲위원회 ▲도덕성 ▲경영진 ▲주주권리 ▲공시 투명성 등을 살펴봤다.

수상자는 ▲금융지주·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 ▲저축은행·상호금융회사 등 업권별로 심사대상을 분류해 선정했다. 금융회사의 경영환경과 특수성을 고려해 정량평가뿐 아니라 심사위원들의 정성평가를 비중있게 반영했다. 그 결과 KB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으로 선정됐다.

‘KB국민은행·하나금융지주’ 대상

KB국민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ESG 경영 이행 강화를 위한 전사적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금융기관 최초로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ESG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ESG 본부를 신설하고 ESG기획부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그린 유로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는 등 녹색금융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KB맑은하늘적금 ▲맑은하늘공익신탁 ▲KB맑은바다적금 ▲맑은바다 공익신탁 ▲KB Green Wave 1.5℃ 정기예금 ▲KB Green Wave 1.5℃ 공익신탁 등 다수의 친환경 상품을 선보였다.

김정수 심사위원(금융감독원 지속가능금융 팀장)은 “KB국민은행은 상반기 국제기후 리스크 모형 구축 등 환경분야의 개선이 크게 증가하는 등 시중은행 중 ESG 관련 수준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2022 머니S 리딩금융 ESG 어워드 심사위원단. 왼쪽부터 김종대 인하대 녹색금융대학원 주임교수, 김성주 금융감독원 지속가능금융팀장, 신왕건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장,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사진=본인 제공 및 장동규 기자
하나금융지주는 2050년까지 그룹 전 관계사 적용을 목표로 한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30년까지 ESG금융조달 60조원, 사업장탄소배출 ‘제로(0)’. 석탄PF ‘0’ 달성을 내걸었다. 지난해 말에는 지속가능경영 부문의 유일한 정부 포상인 ‘종합ESG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녹색·친환경 채권 비중이 높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신규 발행 기준 하나은행의 채권 발행규모는 원화(4350억원)와 외화(1조670억원)를 합해 총 1조5050억원에 달한다. 전체 채권 대비 녹색·친환경 여신 비율은 13.46%로 평가대상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았다.

송정훈 심사위원(머니S 시장경제부 부국장)은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그룹 지속가능금융체계(Hana-Taxonomy)’를 개발 중이며 올해 ‘적도 원칙’ 가입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6월에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CFD)의 가이드를 반영한 TCFD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있는 등 ESG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문별 최우수상은 ▲금융지주(은행) :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금융지주 ▲증권 :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자산운용 :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생명보험 : NH농협생명, 교보생명,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손해보험 :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카드 :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저축은행·상호금융 : SBI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