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방역 완화 조치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계가 국제선 노선 증편에 나서는 등 여객 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반면 진에어와 이스타항공은 운수권 배분에서 고배를 마시거나 정지된 자격증 재발급 절차가 지연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진에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기 가동시간은 월평균 154시간으로 2019년 386시간 대비 832시간 감소했다. 2019년 전체의 74% 차지했던 국제선 매출 비중은 지난해 5.2%로 급감했다.
진에어는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재개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운항 허가 속도가 더뎌 동남아를 비롯한 휴양지의 운항 횟수 증편이 소폭에 그친다.
진에어, 4년째 운수권無… 국토부 결정에 '발끈'
진에어는 기대했던 운수권 재분배에서도 배제돼 표정관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성수기 운수권을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에 배분했다. 플라이강원은 양양-청두, 에어프레미아는 독일 노선을 배정받았다.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한 항공사는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
진에어 노조는 준사고와 과징금을 받았던 다른 LCC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갑질'이 국토부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2018년 물컵 갑질 논란을 빚은 데 이어 미국 국적 보유자인데도 진에어 등기임원에 오른 사실이 공개돼 비난을 받았다.
국토부는 같은해 8월 진에어에 신규 운수권 불허 조치를 내렸다. 이 조치는 2020년 3월에 풀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규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했다. 국토부는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될 경우 계열 LCC 독과점을 우려해 진에어를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양사의 합병이 무산되면 진에어의 경쟁력을 뒤처질 수밖에 없다.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합병이 불발될 수 있는 상황에서 계열사라는 이유로 배제된 것은 맞지 않다"며 "국토부가 평가 점수에 대한 자료를 주지 않으면 정보공개청구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개 준비 이스타항공, '초기비용·규모의 경제' 뒷받침이 관건
이스타항공은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이 늦어지면서 재운항 시점도 미뤄지고 있다. 국제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은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한 항공사가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지원체계 등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올 3월 운항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스타항공은 2019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되자 2020년 3월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 이스타항공의 AOC 발급 시점이 올 하반기로 지연되면 실적 회복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국제선 이용객 수는 42만명으로 전월 대비 28.3% 증가했다.
AOC가 발급되도 치열해진 LCC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된다. LCC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요가 줄자 화물사업, 무착륙 비행, 카페 운영 등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올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CC 1위 제주항공은 692억원, 진에어는 401억원, 티웨이항공은 5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12분기 연속 적자다.
이스타항공은 회생절차 이전 동남아시아, 중국,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2019년 국제선 매출은 3650억5900만원으로 전체의 66.2%를 차지했다. 최근 중국과 일본은 방역지침상 여행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어서 알짜 노선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타는 보잉 737-800 기재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연내 10대까지 항공기를 늘린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 상황이 코로나19 이전과 많이 달라져 정상궤도에 올라가는 속도가 더딜 수 있다"며 "규모의 경제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항공기 리스비, 유지비 등 초기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중국, 일본 등 해외 노선 운항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AOC가 발급되면 국내선을 시작으로 해외 노선 운항을 순차적으로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