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내부 반발 끝에 메타버스 근무제를 수정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해당 제도를 내세웠지만 오히려 '직원 감시 체계'를 가동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렸다. 혁신을 강조한 남궁 대표의 계획에 흠집이 나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로 남았다.
카카오는 지난 5월 30일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발표했다. 음성채널(디스코드)에 실시간 연결하는 방식으로 주 4일 진행하고 나머지 하루는 대면 회의를 진행하도록 했다. 회사는 음성채널에 실시간으로 연결돼 동료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남궁 대표 역시 "연결을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근무제가 크루들의 효율적인 업무를 돕고, 카카오 공동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 이후 직원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해당 제도가 과거 판옵티콘(소수의 감시자로 다수의 죄수를 관리하기 위해 고안된 원형 감옥)의 특성을 띤 근무제도라는 비판이다. 음성채널에 접속해 8시간 동안 스피커를 켜 놓거나 골전도 이어폰을 착용해야 하는 방식은 과하다는 지적도 빗발쳤다. 결국 카카오는 지난 6월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메타버스 근무제의 근무 방식인 음성채널 연결과 주1회 오프라인 회의를 '의무'에서 '권장'으로 바꾼다고 알렸다. 집중근무시간(코어타임)도 1시간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집중근무시간은 오후 1시부터 5시였지만 이번에 오후 2시부터 5시로 변경됐다.
카카오는 수습 방안으로 격주 놀금(출근하지 않는 금요일) 제도를 오는 7월 8일부터 실시한다. 사내식당 마련도 논의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사내 식당 제도는 메타버스 근무제 도입 후 추이를 지켜보면서 시행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기에 접어들면서 근무방식을 둘러싼 정보기술(IT)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카카오도 성장통을 겪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오는 7월 4일부터 수정된 메타버스 근무제를 시행할 예정이어서 향후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