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이 시작되면서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 전력 공급예비율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올해 전력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올 여름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력 공급예비율은 지난 21일 12.2%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 5월23일 연중 최저였던 12.4%보다 0.2%포인트 낮다. 이른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냉방 가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공급예비율은 공급 가능한 전력 용량(공급능력)에서 최대 전력 수요를 뺀 수치로 전력 여유분이 얼마인지를 보여준다. 공급예비율이 낮아질수록 전력수급 불안감은 커진다.
경북 일부 지역 등에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21일 전력공급능력은 9만194메가와트(MW), 최대전력은 8만1164MW로 공급예비력은 9930MW에 그쳤다. 이번 주 장마가 오면서 전력 수요는 당분간 줄겠으나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8월에는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유관기관과 함께 '안정적인 여름철 전력수급을 위한 준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블랙아웃을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산업부는 전력 유관기관들에 ▲불시고장과 안전사고로 인한 공급애로 발생 방지 ▲여름철 전력 수요 피크 시기 원전·화력·신재생 등 공급능력 총동원 ▲발전용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조기 확보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 문화 확산 등을 당부했다.
이원주 산업부 전력혁신정책관은 회의에서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높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전력수요가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전력공급은 크게 늘지 않아 올 여름 전력수급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011년 발생한 블랙아웃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전은 2011년 9월15일 전력 부족을 이유로 예고 없이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순환 정전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최중경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장관은 블랙아웃 책임을 지고 같은해 11월 옷을 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