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선거기간 중 집회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사진은 21일 오후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 재판관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7월 심판사건 선고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스1

헌법재판소는 선거기간 중 집회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시설물 설치 등 금지 조항도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방송인 김어준과 주진우 전 기자가 선거기간 중 집회를 금지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103조 제3항에 따라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21일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들이 제시한 공직선거법의 조항은 선거운동·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 등의 내용을 담고있다.


헌재는 "선거의 공정성과 평온에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순히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추상적인 위험성을 들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집회나 모임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에 의해 보호되는 법익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한다는 일반적 추정이 구체적인 상황에서 부인될 수 있는 경우라면 입법자는 전면 금지가 아니라 집회나 모임이 가능하도록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방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김어준과 주 전 기자가 낸 공직선거법과 관련한 여러 조항에 대한 판단도 내렸다.

공직선거법 제90조가 규정하고 있는 시설물설치 등의 금지 조항과 관련해 '현수막을 비롯한 그밖의 광고물 설치·게시'에 관한 부분과 '그밖의 표시물 착용'에 관한 부분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어 제93조 제1항 본문 중 '광고와 문서·도화 첩부·게시'에 관한 부분 등이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결정했다.


기존 공직선거법 제68조는 선거후보와 배우자 등 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 어깨띠 등의 표시물을 사용해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했지만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헌재는 오는2023년 7월31일을 입법개선시한으로 정했다.

헌재는 제90조가 규정하고 있는 시설물설치 등 금지조항과 관련해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할 뿐 아니라 후보자에 비해 선거운동의 허용영역이 상대적으로 좁은 일반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 자유를 더욱 광범위하게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장기간 동안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현수막과 그밖의 광고물의 게시를 금지·처벌하는 시설물설치 등 금지조항은 국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상시 제한하는 결과"라고 판시했다.

헌재는 입장을 달리해 확성장치를 이용한 선거운동의 금지에는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확성장치의 사용을 제한없이 허용하면 경쟁적인 사용에 따라 소음이 증폭돼 피해를 확산시킬 수 있다"며 "소음을 규제해 국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공익이 제한받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보다 작다고 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