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 등에 반발하는 일선 경찰들과 만나 경찰국 신설 등과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았지만 양측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윤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각 시도경찰청 직장협의회(직협) 대표 22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여러분의 기대를 온전하게 충족시키진 못했지만 우리(경찰)의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측면도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경찰의 중립성과 책임성이라는 경찰제도의 기본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새로운 제도의 운영 과정을 면밀히 살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간담회는 행안부 경찰국 설치 등 경찰제도개선안과 관련해 윤 후보자가 일선 경찰에 진행경과를 설명하고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단식 시위를 벌였던 민관기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대표 등도 참여했다.
경찰 인력 증원, 근속 등 승진제도 개선, 기본급 등 처우개선방안 등도 논의됐다. 윤 후보자는 "그동안 구호에 머물렀던 오랜 숙원과제들을 빠른 시일 내 현실화하고 제복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제 남은 경찰 생활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4시간 가량의 장거리 회의가 끝난 후 윤 후보자는 취재진과 만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같다는 공감대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관기 청주흥덕경찰서 직협 대표는 "경찰국과 관련 서로의 의견차이가 있어 평행선을 달린 것 같다"며 "(경찰국 설치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민 대표는 "현행법상 논란의 쟁점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계속 반대운동을 할 것"이라면서도 "경찰국이 신설된 이후 어떻게 할지는 경찰청과 현장직원 등과 논의해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청은 행안부의 경찰제도개선안에 대해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내부에서는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삭발 시위 등을 통해 경찰국 반대에 앞장섰던 직협은 오는 25일부터 서울역과 용산역 등에서 대국민 홍보전에 나선다. 직협과 별개로 일선 경찰서장인 총경급 경찰관들도 오는 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열고 경찰국 신설 등에 대한 의견을 모은다.
윤 후보자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와 관련해 "얼마든지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총경이라는 위치는 (직협과) 다르기 때문에 그게 최선인지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자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조합의 파업을 놓고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상황변화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공권력은 마지막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에 그 전에 협상이 잘 타결되길 누구보다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