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서울시교육청이 휘문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 강남구 휘문고등학교 명예 이사장 등 학교법인 관계자들이 조직적인 회계부정이 학교 측의 책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15일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다만 이날 선고는 1심으로 휘문고가 항소를 제기하고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되면 오는 2023년도 이후의 전형에서도 항소 판결이 나오지 않을 경우 신입생을 현재와 같이 받을 수 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018년 민원감사를 통해 휘문의숙 8대 명예이사장 김모씨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법인사무국장 겸 휘문고 행정실장 등과 공모해 A교회로부터 학교체육관과 운동장 사용료 등 학교발전 명목의 기탁금을 받는 방법으로 총 38억2500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했다.
김씨는 학교 측 법인카드를 사용할 권한이 없는데도 지난 2013년부터 2017년 사이 2억390여만원을 사적 유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대금 일부를 학교회계에서 지출하기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자사고 지정 이전까지 포함하면 부정을 저지른 액수는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횡령 공금을 사적 용무로 사용한 혐의로 김씨 등 4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교육부는 지난 2020년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을 승인해 교육감 직권으로 자사고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
15일 재판부는 "대규모 회계부정이 지속돼 사립학교의 공공성이 상당히 침해됐다"면서 "교육기관으로써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했음이 자명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횡령 공금에 대한 일부 환수조치가 있었지만 횡령액이 배임액에 비춰 규모가 10%에 미치치 못하고 미미하다"면서 "오는 2025년 3월 1일에는 자사고가 전면 폐지될 예정이기 때문에 원고가 입은 피해 규모가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정 취소는 전국 특목고·특성화중 가운데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 기준미달이나 학교의 자발적 전환 신청이 아닌 이유로 지정 취소처분을 받은 첫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