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FDA·빅파마 출신도 한국행… K-바이오 전문가 영입 속도
②인재 빼오기? 지속되는 제약바이오 기술유출 논란
③제약바이오 채용 담당이 전하는 인사 '팁'
①FDA·빅파마 출신도 한국행… K-바이오 전문가 영입 속도
②인재 빼오기? 지속되는 제약바이오 기술유출 논란
③제약바이오 채용 담당이 전하는 인사 '팁'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재 모시기에 한창이다. 신약개발 전문가는 물론 경영 분야까지 영입 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글로벌 빅파마 출신 전문가 영입에 나선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다.
"미래 먹거리 확보에 사활"… 불붙은 외부 전문가 영입전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불러들이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일 전략기획 담당 임원으로 김영석 실장을 영입했다. 김 실장은 글로벌 컨설팅 그룹 액센츄어 CRM 본부 디렉터, EY한영 아시아 태평양 PI 리더·한국 디지털 리더 등을 역임한 경영전략 전문가다. 이번 영입을 시작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구개발(R&D)·생산 인프라 확대▲메신저리보핵산(mRNA) 등 신규 플랫폼 기술 확보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한다.지난 5월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롯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10년간 근무했던 이원직 상무를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미국 UC버클리대학교 분자세포생물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제약사 BMS에서 일해왔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품질팀장과 완제의약품 사업부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8월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산하 신성장2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배경태 부회장을 지난 8월 영입했다. 배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중국과 중동·아프리카, 한국 총괄장 등을 역임하며 전략수립 등을 담당한 경영전략 전문가다. 한미사이언스는 배 부회장 영입과 함께 그룹 전략수립 등을 주도할 전략기획실을 신설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이재준 부사장을 글로벌 사업 총괄로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미국 AT커니에서 제약·헬스케어 분야 컨설턴트로 재직했으며 이후 GSK와 동아에스티에서 글로벌 사업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인재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며 "특히 내부 인사가 아닌 전문성을 가진 외부 인사를 영입해 관련 사업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 전문성 강화"… 회사 출근하는 의·약사들
의·약사 출신 전문가 영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약개발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임상 과정에서 의료 현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제일약품은 지난 8월 제제기술연구소와 분석연구센터 총괄 임원으로 이시범 전무를 영입했다. 이 전무는 충남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약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CJ제일제당 기술연구소, 한화드림파마, 알보젠코리아 등에서 제제· R&D 업무를 담당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의·약학 학술 담당부서인 'Medical Affairs실'을 신설하고 담당 임원으로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화이자 출신의 김혜영 MD(Medical Director)를 영입했다. 김 MD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의학 분야 전문가다. 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를 거쳐 한국먼디파마제약 의학부 부장, 한국화이자제약 상무를 역임했다.
휴온스는 지난 5월 중앙연구센터장으로 수의사 출신 정광일 전무를 영입했다. 정 전무는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졸업 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와 터프츠대학교에서 바이러스학·백신면역학과 의생명과학을 연구했다.
시간·비용 줄이고 허가 가능성 높이고… 해외 전문가 모시기
FDA나 글로벌 빅파마 등 해외 인재 영입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휴젤은 지난 5월 앨러간(현 애브비) 회장 출신 브렌트 손더스를 영입했다. 손더스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 1위 메디컬 에스테틱 업체인 앨러간의 대표이사를 맡아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톡스', 필러 브랜드 '쥬비덤' 등 글로벌 에스테틱 사업을 이끌었다.에이치엘비 미국 자회사 엘레바는 지난 3월 FDA 출신 전문가인 정세호 박사와 장성훈 박사를 각각 신임 대표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정 대표는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약학 박사학위 취득 후 BMS와 다케다에서 글로벌 신약개발을 이끌었다. FDA에서는 항암제 부서에서 IND(임상시험계획)와 NDA(신약허가신청) 심사 업무를 담당했다.
메드팩토는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 등에서 20여년 이상 임상 관련 업무를 수행해온 티모시 R. 앨런 박사를 미국 법인의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진단키트 기업 씨젠은 지난 3월 미국 법인 의·과학부문 총괄로 임상 전문가 글렌 핸슨 박사를 영입했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글로벌 인재를 영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험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FDA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부터 투자유치까지 전 부분에 걸쳐 각종 노하우와 현지 네트워크가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이러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기술수출, 글로벌 임상 등을 담당할 전문 인력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결국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 업체들의 최종 목표인 만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인재 영입은 지속될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