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자택에서 3세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계모 이모씨가 지난해 11월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스1

말을 듣지 않는다며 세 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 중인 30대 계모가 항소심에서 산후 우울증 등 열악한 심리 상태에 처했다는 이유로 감형받았다.

20일 서울고법 형사7부(이규홍·조광국·이지영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모씨(34)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이씨 남편 오모씨(39)도 항소심에서 일부 학대 혐의가 무죄로 인정돼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이씨 범행 자체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인정했다.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씨가 범행에 이르게 된 사정을 상세히 살폈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10년 동안의 아동 관련 취업제한과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은 1심과 유지됐다.

재판부는 "다른 장기적·상습적 학대 사건과 달리 피고인은 1년 10개월가량 정성스럽게 양육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체적 학대 행위는 (범행 직전)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 당시 산후 우울증과 스트레스, 새로운 임신으로 인한 열악한 심리 상태에 처했고 술을 마시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1심이 선고한 형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오씨와 관련해선 "양육을 전적으로 이씨에게 맡겼다"고 질타하면서도 "부부 사이에 어린 자녀가 있고 이씨가 이 사건으로 수형 생활하면 오씨 외에 양육할 사람이 없다"며 형을 일부 감경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20일 서울 강동구 자책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 살짜리 아들의 배를 여러 차례 때려 직장 파열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씨도 학대를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씨는 범행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추정치 0.265%의 만취 상태였으며 해당 범죄 전에도 아들을 폭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재판에서 "술에 만취해 심신 상실 상태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