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중형을 확정받은 장모 중사가 추가 기소된 명예훼손 혐의를 부인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장 중사의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장씨 측은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공소사실은 명예훼손죄에서 사실의 적시로 보기 어렵고 공연성도 충족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 중사는 지난해 3월쯤 이 중사 성추행 사건 직후 부대 내 동료들에게 성추행이 아닌데 이 중사가 허위로 신고했다는 취지로 말하는 등 이 중사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 중사의 의사표시에 반해 일방적으로 추행했음에도 직속상관에게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말하며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한 혐의도 받았다.
조사 결과 장씨는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신고를 당했다' '선배님들도 여군 조심하세요' '이 중사가 내 행동을 받아줘 놓고 신고한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장 중사 측은 사적인 자리에서 한 발언이 침소봉대돼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장 중사 변호인은 "대화가 이뤄진 장소나 맥락 등을 종합하더라도 공연성 요건이 충족된다고 보기 어렵고 성추행 사건에 대한 소문이 퍼진 경위와도 무관하다"며 "피해자를 무고할 생각으로 허위발언의 사실적시를 했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단지 자신의 의견을 표명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에 반박하며 "피고인은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신고를 당했다고 표현했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성적 욕망을 위한 강제추행이고 일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피고인의 발언으로 그 발언을 듣는 사람은 피해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했고 무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발언은 공연성도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군조직 특성상 전파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군부대 내부 숙소 등 주거공간이 한정돼 소문이 전파될 가능성이 크고 조직구성원 절대다수가 남성으로 이뤄진 조직 특성상 소수 여군의 부정적인 소문은 지대한 관심을 갖기 때문에 그 전파가 빠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장 중사의 명예훼손 혐의 2차 공판기일을 내년 1월9일 오후 2시로 확정했다.
성추행 피해를 입은 이 중사는 동료와 상관의 회유·압박 등 2차 가해에 시달리다 지난해 5월21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중사 사건 가해자인 장씨는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군사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9년,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지난 9월29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 중사 사망사건을 수사한 특검은 지난 9월13일 100일간 수사를 마치고 장씨를 비롯해 2차 가해를 저지른 이 중사의 상급자와 공군본부 장교 등을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