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여파에 완성차업체들이 대체 인력을 투입해 로드 탁송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기아 오토랜드 광주 2공장에서 기아가 고용한 완성차 운송 대체 인력이 차량을 옮기기 위해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자동차업계가 한숨짓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이 길어지며 완성차의 고객 인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각 업체들은 직원들이 직접 차를 운전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는 '로드 탁송'에 나섰지만 새 차를 받자마자 주행거리가 100㎞나 찍힌 모습을 본 고객들은 수 천만원 주고 중고차를 산 것이나 다름없다며 분통을 터뜨린다.

이러다 공장 가동 멈출라… 현대차·기아, 로드 탁송까지 동원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최근 일반 직원을 투입해 '로드 탁송'에 나섰다.

로드 탁송은 임시운행허가증을 발급받은 기사가 일당을 받고 진행한다. 완성된 새 차를 카캐리어라 불리는 탁송 트럭에 싣지 않고 직접 운전을 해 공장 밖으로 빼낸 뒤 고객에게 인도하는 방식.


현대차·기아는 탁송 차량 확보가 어렵게 되자 배송센터 직원 뿐 아니라 일반 사무직원까지 투입해 직접 완성차를 운전해 옮기고 있다. 수십만원의 비용을 주고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물류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에서도 별도의 로드 탁송 인력을 고용해 물류 대란 지원에 나섰다.

업체들이 로드 탁송에 나서는 이유는 완성된 새 차가 출고되지 않고 계속 공장에 방치될 경우 대기 공간이 부족해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생산 작업 차질로까지 번질 수 있어서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 손실은 물론이고 협력업체까지 발이 묶여 연쇄적인 피해가 예측된다.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적은 르노코리아자동차·쌍용자동차·한국지엠 등 다른 업체는 아직 사정이 나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화물연대 파업이 지속되면 버티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큰 영향은 없지만 상황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이어지며 완성차업체들이 대체 인력을 통한 로드 탁송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기아 오토랜드 광주 2공장에서 기아가 고용한 완성차 운송 대체 인력이 차량을 이동시키기 위해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시스

분명 새 차 샀는데 받아보니 중고차

빠른 고객 인도를 위해 업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울상이다. 로드 탁송 여파에 수 천만원을 주고 산 새 차가 벌써 수십㎞~ 많게는 100㎞까지 주행거리가 찍혔다는 얘기가 들린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새 차를 받기까지 최소 12개월 이상 기다렸지만 돌아온 건 결국 '중고차'라며 푸념한다. 최근에는 수출용 SUV를 출하장까지 로드 탁송 하다 반파되는 사고까지 났다.

기아 대리점 관계자는 "긴 기다림 끝에 차를 받을 예정이던 고객들이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도 기간이 더 길어지자 불만이 가득하다"며 "본사와 공장이 협력해 탁송을 위한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고 안내했지만 대응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현대차·기아는 로드 탁송으로 새 차를 받는 고객에게 품질보증 주행거리를 2000㎞ 연장하며 고객 불만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인 화물연대 파업이 끝나지 않는 한 우려는 지속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