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수백명이 있는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특정 투표에 기표한 투표지 사진을 올린 5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지난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중국에 거주하던 지난 2월25일 대선 국외 부재자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기표한 자신의 투표지를 촬영해 다음달 오후 한인회 회원 약 500명이 참여 중인 단톡방에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씨는 배우자로부터 한인회에서 '투표자에게 점심값을 할인해 준다'는 말을 듣고 투표지 사진을 게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이에 대해 "고의는 없었다"며 "아들에게 전송하려다 실수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아들에게 사진을 보냈다고 해도 투표지 공개에 대한 범죄 행위는 성립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배우자로부터 한 한인회에서 투표자가 식당에 오면 점심값을 할인해준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단체방에 들어가 할인 관련 메시지를 확인한 후 투표지 사진을 올렸다"며 "A씨가 메신저를 통해 사진을 보내려면 수신자를 특정하는데 적어도 몇 초는 소요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는 투표지 사진을 아들에게 보내려다 실수로 전송했다고 주장하지만 A씨가 사진을 지정했더라도 문자를 확인한 후 아들에게 전송하려 했다면 아들과의 대화방 화면으로 이동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씨는 택시로 이동 중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하는데 아들에게 사진을 보내려던 순간 문자가 왔어도 사진을 먼저 전송하고 문자를 확인해도 문제가 없었던 여유로운 상황이었다"며 "얼떨결에 단체방에 사진을 전송했다는 A씨의 주장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A씨가 단체방에 투표지 사진을 올린다는 것을 인식했을 것으로 보여 적어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다"며 "자신의 투표지를 촬영하고 이를 공개해 투표의 비밀을 유지하고 공정한 투표 절차를 보장하려는 공직선거법 취지를 훼손했단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