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이 보험사 CEO들에게 중소서민들을 위해 대출 문턱 높이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생명보험 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금융감독원-보험회사 CEO 간담회 참석, 발언하고 있다./사진=머니S DB

최근 보험사들이 대출 문턱을 속속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들에게 중소·서민들에 대한 대출 접근성을 확대하라고 26일 발언했다. 지난해 12월 신한라이프, 올해 1월 현대해상이 약관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보험업계 전반에 대출 조이기 분위기가 확산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날(26일) 오전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14개 보험회사 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안정적인 자금공급을 통해 중소서민 등 자금 실수요층의 대출 접근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주시는 한편 보험상품 판매부터 보험금 지급단계까지 보험상품 생애주기 전반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해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보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한 신용대출 금리는 올리고 약관대출 한도는 줄이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이달부터 현대해상은 일부 보장성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60%에서 만기에 따라 0~60% 이내 범위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2월 일부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95%에서 90%로 하향 조정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인 바 있다.

이 원장은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사적 안전망으로서 보험의 역할이 중요해진다"며 "보험회사에서도 국민 노후를 위한 다양한 연금보험 개발, 플랫폼 노동자를 위한 이륜차 보험 활성화 등에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금융당국도 고령자 및 생계형 대리운전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개발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지원 등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시장 상황과 관련해서는 "우량·비우량 채권 간 거래대금 격차가 벌어지는 등 시장 불안 요소가 상존해 있다"며 "무리한 외형확장보다는 시장 안정에 보다 힘써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시적 유동성 부족에 따른 정상기업의 부실화가 금융산업내 시스템리스크를 촉발시키지 않도록 회사별로 투자적격 기업을 적극 발굴해 채권 매입 등 다양한 투자 방식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보험회사 자체적으로 부동산 PF 및 해외 대체투자 등에 대한 철저한 심사와 사후관리 등을 부탁드린다"며 "IFRS17 및 신(新)지급여력제도 시행으로 인해 12년 만에 규제 이행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는데 회계 결산 결과 등에 오류가 발생할 경우 회사뿐 아니라 산업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회계시스템 및 산출 결과 등을 다시 한번 살펴달라"고 했다.

그는 "보험산업은 다른 금융산업보다 장기 금융상품을 다루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험회사가 견고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내부통제 강화 및 성과보수 체계 개선에도 적극적인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