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CGO(최고글로벌책임자)를 맡는다.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오너 일가를 글로벌 사업 수장에 임명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한화생명은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 사업에서 업무 속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6일 최고디지털책임자(CDO)인 김동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신설된 CGO를 맡게 했다. 한화생명은 김동원 신임 사장이 그동안 핵심사업인 디지털사업에서 업무 역량을 인정받은 게 이번 해외사업 수장으로 선임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로 한화생명에서 CDO로서 수년간 업무 전반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왔다. 김 사장은 오렌지트리(보험대리점 영업지원플랫폼), 설계봇 개발 등을 통해 영업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보험대리점(GA) 업계 1위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본격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생명은 현재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중국 등 3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특히 국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매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우선 김동원 사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사업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리포그룹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하고 금융,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과제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의 수입보험료는 영업 개시 첫해인 2009년 322억동에서 3조8748억동으로 증가했으며 점포수는 3개에서 140개까지로 늘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수입보험료 점유율 기준 베트남 17개 생명보험사 중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김동원 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동시에 기존 5부문, 8본부의 편제를 3부문, 13본부로 변경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경영혁신과 보험, 투자, 신사업, 전략 등 5개 부문을 보험과 투자, COE(Center Of Excellence) 등 3개 부문으로 통합한 것이다. 한화생명 측은 시장변화(신회계제도)에 대한 대응역량 강화 및 성과창출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김동원 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관련해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3세 경영 승계작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날(12일) 한화솔루션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갤러리아부문 인적분할 안건을 가결했다.
이번 분할을 통해 한화갤러리아는 기존 '한화→한화솔루션→갤러리아'에서 '한화→갤러리아'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합병과 분할을 통해 한화갤러리아 지배구조를 단순화 하고 3세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김 사장이 기존 해외사업 관리체계 고도화 뿐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 신사업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 및 성과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