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에서 한국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재가동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일 개성공단을 촬영한 위성사진으로 제씨콤의 공장 건물 공터에서 포착된 다수의 버스. /사진='플래닛 랩스' 제공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한국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정황이 목격됐다.

15일 미국의소리(VOA)는 개성공단의 전자제품 생산업체 밀집 구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지난 1일자 위성사진을 인용해 "한국 중소기업 '제씨콤'이 운영하던 공장 부지로 지난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버스 여러 대가 드나들었다"고 보도했다.


약 2주 동안 주차된 버스 여러 대가 회색 콘크리트 바닥을 상당 부분 가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지난 8~9일 등 일부 날짜에는 버스가 건물 쪽으로 바짝 붙어 콘크리트 면적이 평소보다 넓게 드러난 반면 지난 4일·14일 등에는 차량이 중심부에 자리해 버스 지붕이 눈에 띄었다.

버스의 주차 형태가 달라진다는 것은 일일 단위로 차량이 드나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일 단위로 차량이 오가는 것이 맞다면 북한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인터넷용 광통신 케이블과 커넥터·인공치아 등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과거 제씨콤이 생산했던 제품들이다.

제씨콤 건물 공터에서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버스 8~9대가 정기적으로 정차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다. 이에 북한이 한국 기업 소유의 공장에 근로자를 정기적으로 출근시킨다는 의혹이 일었다.


현장을 오갔던 버스는 북한 근로자 통근을 위해 제공됐던 현대자동차의 에어로시티다. 제씨콤을 드나드는 버스 1대당 최소 25명에서 최대 50명(입석 포함)까지 탑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장소에서 포착된 8~9대의 버스로 이동한 근로자는 최대 450명으로 추정된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가동을 시작했다. 이후 약 120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명에 이르는 북한 근로자를 고용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의 이유로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후로 최근까지 개성공단 내 최소 10곳의 공장에서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중 쿠쿠전자·명진전자·만선·태림종합건설 등이 운영하던 공장 부지에서 최근까지 차량들이 정차하고 대형 트럭에서 물건을 싣거나 내리는 장면이 포착되는 등 북한의 무단 가동 정황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