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며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강한 통화 긴축 기조를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커지자 대출금리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4.594~6.46%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달 23일 기준 4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30~6.30%로 7영업일만에 금리 하단이 0.294%포인트, 금리 상단이 0.16%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는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할 때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AAA·무보증) 5년물 금리는 지난달 24일 4.249%에서 지난 2일 4.564%로 3영업일만에 0.315%포인트 올랐다.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5.36~6.64%로 지난달 23일(5.35~6.59%)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05%포인트, 금리 하단이 0.01%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1년물을 기준으로 삼는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달 23일 3.826%에서 지난 2일 3.963%로 4영업일만에 0.137%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금리도 상승했다"며 "은행채 금리 상승폭에 비해 대출금리 상승폭이 작은 것은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은행권 이자장사를 지적하면서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확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에도 은행채 금리가 오른 것은 국채 금리가 오른 영향이다.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3일 3.116%에서 지난 2일 3.865% 약 한달만에 0.749%포인트 올랐다.
통상 은행채 금리는 국채 금리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는데 국채 금리는 미 국채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미국에선 통화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면서 미 국채 금리도 오르고 있다.
연준은 오는 21~22일(현지 시각)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빅스텝(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4일(현지 시각) 스탠퍼드 정책 연구소에서 진행된 한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아 시장에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5.50~5.75%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