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에 대한 정부의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한·일 양국 최대 현안인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마련한 해법을 공식 발표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 발표문'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에서 일본 전범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총 15명(생존자는 3명)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을 통해 판결금(1인당 1억원 또는 1억5000만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일본제철과 미쓰비시중공업 외 국내 법원에 계류 중인 후지코시 등 또 다른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강제동원 피해배상 소송에 대해서도 "원고(피해자)의 승소가 확정될 경우 판결금 등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강제동원 관련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모두 9건이다. 이밖에 고등법원에 9번, 1심 법원에 52건이 각각 계류중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피해자들에게 지급할 판결금은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 제3자를 통해 마련된다. 외교부는 "향후 재단의 목적사업과 관련한 가용 재원을 더욱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일본 정부가 제공한 총 5억달러 상당의 유·무상 경제협력에 따른 수혜 기업인 포스코 등의 기부금으로 판결금 재원을 우선 조성할 계획이다. 다만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기업들은 일단 재단의 판결금 재원 조성엔 직접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간 일본 정부는 이들 기업이 판결금 재원 조성에 관여할 경우 '한국 대법원 판결을 인정한다'는 것이 된다며 끝까지 거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18년 우리 대법원 판결 이후 '강제동원 피해배상 등 문제는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당시 한국 정부에 제공한 유·무상 경제협력을 통해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교부는 "피해자 및 유가족을 대상으로 정부 해법안과 이후 절차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판결금 수령 관련해 이해·동의를 구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판결금 지급과 후속 조치 및 이를 위한 재단의 재원 마련 등 관련 절차가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재단 등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발표된 정부의 해법은 그간 피해자 측이 요구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일본 전범기업들의 배상 참여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일부 피해자들은 정부가 제시한 해법을 반대하며 일본 전범기업들의 국내 자산을 압류와 현금화를 위해 법적 절차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