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5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윤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일정 수준 이상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하 양곡관리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양곡관리법은 지난달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해당 개정안에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이 포함돼 쌀 초과 생산량이 수요 대비 3~5% 이상이거나 쌀값이 전년 대비 5~8% 이상 하락할 경우 정부 매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야권은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양곡관리법의 본회의 통과를 강행 처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며 맞섰다. 윤 대통령 역시 그동안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대통령실은 여·야 합의가 아닌 일방 처리에 의해 처리된 법안 등은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지난 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농민단체 30여곳의 여론을 수렴했다"며 "여론 수렴이 어느 정도 됐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은 양곡관리법에 대해 "국가 재정은 물론 농업 발전에도 해를 끼친다"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상태다. 이같이 관계부처 장관들과 농민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는 점을 근거로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4일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안건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이날 바로 거부권이 행사될 수 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경우 국회는 그 법률안을 재의에 붙이고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재의결해야 한다. 300명 국회의원 전원이 참석한다고 가정할 경우 200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국민의힘 의석수는 115석으로 야당 측이 200석을 채우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이 현실화할 경우 취임 후 첫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된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은 민주당도 막을 방법이 없어 그 후폭풍으로 정국이 냉랭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