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획기적인 비만 신약이 등장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만 신약으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티드)에 대한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마운자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위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폴리펩타이드)에 이중 작용하는 약물로 지난해 5월 당뇨병 치료제로 품목 허가됐다.
마운자로는 '비만 치료제 끝판왕'으로 불린다. 일라이 릴리에 따르면 체중이 104㎏에 달하는 비만 환자가 17개월 동안 진행된 마운자로 임상 3상 시험에서 23㎏(22.5%)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 현재 판매 중인 노보 노디스크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체중 감소율인 5~17%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미국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3일 어떤 약물도 이 같은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 벤티지(이벨류에이트)는 마운자로의 비만 신약 허가 이후 일라이 릴리의 관련 신규 매출액이 20억달러(약 2조4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전망은 미국 내 상황을 보면 납득할 수 있다. 마운자로는 비만 신약으로 정식 허가를 받지 않았음에도 비만 치료 효과가 알려지면서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미국에서 공급이 달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해 12월 현재 적응증으로 허가받은 제2형 당뇨 환자를 중심으로 마운자로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급량 조절에 나섰다.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를 통해 비만 치료제 시장 1위를 노리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비만 약은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다. 위고비는 출시 2년 만인 지난해 매출 약 1조1000만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671% 성장한 수치다. 국내에서도 비만약으로 잘 알려진 삭센다를 개량해 만든 제품으로 매일 맞아야 하는 삭센다와 달리 주 1회 투약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위고비는 헐리우드 배우와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선택을 받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약물로 유명하다. 머스크는 트위터에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로 단식과 위고비를 꼽았다. 위고비의 성장세에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도 들썩였다. 노보 노디스크 주가는 2021년 위고비 출시 이후 2.5배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비만약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전 세계 비만 인구가 증가했고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0년 7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리포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