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 수장들이 주가 부양에 팔을 걷었다. 은행주는 금리인상기 수혜주로 꼽히지만 글로벌 은행 파산 사태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저평가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새 수장을 맞은 신한금융지주는 진옥동 회장이 취임 후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마쳤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주가 부양 전도사로 나선 금융지주 회장의 광폭 행보에 저평가된 은행주가 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과 함영주 회장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방문한다. 해외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하고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진옥동 회장은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일본을 방문했다. 진 회장은 일본 금융청을 방문해 신한은행의 현지 법인인 SBJ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했고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퓨처스랩 재팬'을 통한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지원과 일본 스타트업 육성 방안을 모색했다.
진 회장은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교류가 다시 시작 되면 한일 양국의 관계는 더욱 빠른 속도로 회복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신한금융이 초석이 돼 투자, 무역 등 민간 영역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 회장이 잇따라 해외 IR에 나선 이유는 실적을 밑도는 주가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4조89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KB금융은 1조4976억원, 신한지주 1조3880억원, 하나금융지주 1조1022억원, 우리금융지주 9113억원 등으로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은행주는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8일 종가 기준 최근 한 달간 KB금융은 4.56%, 우리금융지주 3.97% 하락했고 신한지주는 2.37%, 하나금융지주는 3.67% 상승에 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은행 지수는 614.81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지난 4월7일 595.84에서 18.97(0.08%) 내린 수치다. 금융 전문가들은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반사이익 등으로 은행주의 상승을 점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들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재개를 계기로 주주환원 기대감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지역은행 불안에 따른 금융시스템 우려로 글로벌 금융주들이 투자심리(센티멘트)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국내 은행주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