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올해 방카슈랑스 판매를 20% 이상 줄이기로 했다.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방카슈랑스 주력 판매상품인 저축성보험이 수익구조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판단해 은행에 제공하는 상품 등을 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화재가 방카슈랑스에 또 다시 메스를 들이댄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삼성화재는 방카슈랑스 원수보험료를 지난해보다 20% 이상 줄이기로 했다. IFRS17에 대응해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은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삼성화재는 방카슈랑스 조직도 개편했다. 기존 방카슈랑스 영업부를 방카업무지원센터로 축소하고 해당 부서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을 다른 부서로 배치한 것이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창구를 통해 보험상품을 위탁판매하는 구조다. 은행을 접점으로 하는 만큼 보장성보험보다 연금과 같은 '저축성보험' 판매가 주를 이룬다. 소비자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간편하게 보험상품을 접할 수 있고 보험사는 판매 채널을 다각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규모 영업 조직을 꾸리거나 관리할 필요 없이 전국에 퍼진 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보험사가 방카슈랑스로 누릴 수 있는 혜택 중 하나다. 은행은 보험 판매로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다.
2023년부터 적용하는 중인 IFRS17에서는 방카슈랑스가 불리하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시가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IFRS17에서 손익은 현금 흐름 대신 계약 전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한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CSM은 보험 계약 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 가치를 말한다. 저축성보험료는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부채로 분류돼 CSM 확보가 어렵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6년부터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는 전략 중 하나로 방카슈랑스 판매를 줄여왔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화재의 방카슈랑스 원수보험료는 1434억100만원으로 지난 2017년 5904억2100만보다 4.1배(75.7%) 줄었다. 연평균 감소율은 24.5%다. 앞서 삼성화재는 지난 2016년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IBK기업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에서의 방카슈랑스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삼성화재는 방카슈랑스 신규 판매를 축소하는 것과 동시에 판매량이 많지 않은 일반보험 판매 비중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손보사들 대부분이 방카슈랑스 판매를 줄이고 있는 추세로 방카슈랑스 조직을 축소하고 판매 비중을 줄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