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외국인 순매수 속에 훈풍 후 조정, 코스피 '삼천피' 갈까
② "하반기 성장주에 주목하라" 헬스케어·음식료주에 쏠린 눈
③ 미국發 반도체 훈풍에 '9만전자·15만닉스', 반도체 질주 어디까지?
④"대어급 납시오" 하반기 대형주 줄상장 예고… 판 커지는 IPO
올 하반기 코스피 전망이 엇갈린다. 본격적인 실적 장세에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것이란 기대와 높아진 평가가치(밸류에이션)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200대에 시작한 코스피는 6월 현재 2600 선을 오가고 있다. 17%가 넘는 상승률이다. 6월12일 장중 한때 코스피 지수는 2650.565까지 올라 지난해 6월7일(2662.04) 이후 52주 최고가를 보이기도 했다.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200 지수도 같은 기간 50포인트 넘게 올랐다.
외국인 12조원 매수 랠리… 코스피 밴드 최고 3000 전망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기업의 실적 반등을 점치며 12조원에 달하는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의 귀환에 12개 증권사의 하반기 평균 코스피 밴드는 2340~2770선으로 올라섰다.6개월 전에 발표한 전망치(2103~2679)보다 최대 237포인트(10.12%) 오른 셈이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DB투자증권의 코스피 상단은 3000이다. 이어 ▲KB증권(2920) ▲메리츠증권(2900) ▲한국투자증권(2800) ▲하나증권(2760) ▲삼성·NH투자증권(2750) ▲현대차증권(27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전망 밴드를 2주 만에 15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지난 15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동결하면서 정책금리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지자 코스피 상단을 2200~2600에서 2350~2750으로 높였다. KB증권도 한 달 만에 코스피 지수 상단을 2800에서 2920으로 120포인트(4.28%) 올려 잡았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하반기 증시는 실적 장세로 큰 조정 없이 주가가 오르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며 "7월 경기회복 지연과 고용 약화 우려로 조정이 나타날 수 있으나 중장기적인 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살아나는 증시에 얼어붙었던 투자심리도 활력을 찾고 있다. 하반기 증시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투자자예탁금(예탁금)은 52조원에 달한다. 지난 4월 말 53조원을 웃돌았던 예탁금은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에 48조원대로 떨어졌으나 6월 들어 코스피 지수가 2600선을 돌파하자 지난 14일 한때 54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센터장 진단, 상승세 지속·단기 조정론
국내 4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하반기 코스피 상승세를 점치는 한편 단기 조정론을 제기한다. 코스피 지수가 글로벌 증시의 지표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과도한 수준이란 지적이다. 지난 20일 기준 코스피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5.93배로 연초 10.70배보다 5.23배(32.83%) 증가했다. PER은 주식 가격을 수익 비율로 나눈 값으로 통상 코스피 PER은 12배가 넘으면 고평가된 것으로 본다.이처럼 코스피 PER가 치솟은 이유는 시가총액 감소보다 코스피 기업의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22개 상장사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18조8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조6779억원(57.7%) 줄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대형주로 구성된 코스피 100지수는 연초 이후 19% 올라 고점을 보인 후 하락 전환했다"며 "코스피 지수가 크게 조정받을 상황은 아니지만 상승 속도가 빠른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와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반기 코스피는 속도 조절 후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름철 강세장을 일컫는 '서머랠리'도 숨 고르기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준이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 동결'을 내세우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818억원, 1358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이 410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2600선을 방어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현금잔고 확충을 본격화할 경우 증시 투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 시장의 PER이 13배를 넘으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점도 서머랠리보다 서머 숨 고르기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투자자가 몰린 점도 하반기 국내 증시의 변수로 지목됐다. 경기가 좋을 때 투자 쏠림은 소외주 순환매를 기대할 수 있으나 경기가 불황일 때 시장 전반의 약세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최근 1개월 동안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7.22% 상승한 데 비해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3%씩 오르는 데 그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AI 투자 열풍에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 모멘텀에 올라탈지 여부는 반도체 등 일부 섹터에 수급이 집중되는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 IT 하드웨어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집중될 것"이라며 "코스피는 완만한 속도의 상승세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