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올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달까지 5회 연속 금리 동결이다.

한·미 금리 격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졌지만 물가상승률이 2개월 연속 2%대를 이어가는 데다 중국발 리스크에 따른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를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은 금통위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올 1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총 10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지속해 기준금리를 0.50%에서 3.50%로 3.00%포인트 끌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턴 동결 기조를 이어가며 한은은 그동안의 금리 인상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고 있다.

우선 한은이 이달에도 동결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물가와 경기다.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3%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1월(5.2%)에 고점을 찍은 이후 2월 4.8%, 3월 4.2%, 4월 3.7%, 5월 3.3%, 6월 2.7%, 7월 2.3%로 서서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은은 물가 상승세가 8월 이후 다시 확대돼 3% 안팎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동결을 이어가며 향후 물가 추이를 살핀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1% 선을 겨우 넘을 가능성이 커지자 굳이 금리를 올리는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6개월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실적BSI는 71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2개월 연속 하락세로 2월(69)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반도체 경기 개선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고 중국발 부동산 위기까지 맞물리면서 하반기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도 희미해지고 있다.

한은이 변수로 지목한 중국 리오프닝 효과도 사실상 무색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려 얻을 이익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리 동결이 5차례 연속 이뤄지면서 금융권의 관심은 금리 인하 시점에 모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은 금통위가 내년 1분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남은 한은 금통위는 ▲10월19일 ▲11월30일 등으로 2차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