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2일 만에 건강을 이유로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불참했다. 아울러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대신 입장문을 통해 이종섭 국방부장관 탄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주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이 장관이 법을 어기고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낱낱이 드러났다"라며 "그런데도 대통령이 위법 행위를 서슴지 않은 장관을 해임하지 않은 것은 수사 외압이 대통령 지시였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을 해임하지 않을 경우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여당을 향해서도 "국민의힘은 장관 탄핵이 안보 공백이라며 또 다시 국민 겁박에만 앞장서고 있다"라며 "집권 여당답게 국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병 생명도 지키지 못하고 진실마저 은폐하는 장관을 감싸는 게 집권·여당이 할 도리인가"라고 첨언했다.
이어 "수사 보고서 결재를 확신을 갖고 한 게 아니라고 말하는 장관, 사병 안전은 나 몰라라 구명조끼도 없이 급류에 들어가게 한 사단장, 지금 대한민국 '안보 공백'을 누가 초래하고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탄핵을 시작으로, 특검을 통해 이번 사건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도 이 장관 탄핵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국회 표결과 헌법재판소 판결에 기대어 시간 끌지 말고 즉각 경질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의힘 또한 이에 협조해 집권여당으로서의 무한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건강 문제로 공식 회의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그간 단식 중에도 공식 회의·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바 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위급 상황은 아니나 일정 최소화 차원에서 최고위 회의를 불참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현재 당 대표실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지난 9일 민주당이 운영하는 청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 단식 중단 요청' 청원이 게재됐다. '개딸'들은 네 가지 약속을 내걸며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제안했다. 해당 약속은 ▲지역구 의원에게 검사 탄핵에 앞장설 것을 요구▲지역구 의원에게 일본산 농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를 입법화하도록 요구 ▲지역구 의원에게 양평 고속도로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낱낱이 파헤치라고 요청 ▲지역구 의원에게 해병대 상병 순직 사건 관련한 특검 촉구 등이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비판과 조롱을 이어가는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민주투사 코스프레로 부끄러운 혐의를 포장하려 한다"며 "수사방해용 단식을 중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방탄 단식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