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부터 100일 넘게 파업을 이어 온 미국 할리우드 작가들이 제작자 측과 잠정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정 합의 이후 피켓 시위를 종료하지만 조합원 최종 승인 시까지 파업은 계속할 예정이다.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과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작가조합(WGA)은 146일 만에 협상을 잠정 타결했다. WGA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영화·TV제작자연합(AMPTP)과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며 "WGA 조합원들의 끈질긴 연대와 146일 간의 피켓 시위에 동참한 형제들의 지지가 이를 가능하게 했다"고 전했다.
WGA가 파업한 원인은 ▲인공지능 발달로 인한 지적재산권 침해 및 일자리 축소 ▲OTT 재방료 지급 ▲물가 인상에 따른 처우개선 ▲정당한 이윤 재배분 등이다. 특히 인공지능(AI)기술 개발에 따라 기본틀을 AI가 제작하면 작가는 약간의 살을 붙이는 역할만 해 작가의 업무가 보조 수단으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됐다. 기존에도 불안정했던 작가의 수입이 축소될 우려가 제기되자 작가·배우들은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파업을 선언했다.
이번 잠정 합의는 5일 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타결됐다. 공식적인 파업 종료를 위해서는 1만1000명 이상의 소속 조합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앞서 지난 2008년 마지막 작가 파업 당시 잠정 합의안에 대해선 90%가 넘는 조합원이 찬성한 바 있다. 앞으로 3년 간의 내용을 다룬 것으로 알려진 이번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파업은 154일까지 이어졌던 지난 1988년 파업 이후 WGA 역사상 두번째로 긴 파업이다. 지난 5월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WGA는 지난 20일부터 AMPTP와 수일 간의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에는 4대 스튜디오의 사장인 데이비드 자슬라프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대표, 밥 아이거 디즈니 대표 ,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가 파업으로 인해 많은 할리우드 TV프로그램과 영화들의 제작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 디즈니와 마블의 '블레이드', 파라마운트의 '에빌' 등이 있다. CNN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장기화된 파업이 미국 전역에 50억달러(약 6조6700억원)의 경제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또 음식점, 소품점 등 관련 업계도 파업의 영향으로 인력을 감축했다고 전했다.
뉴욕주 정부기관 엠파이어스테이트개발(Empire State Development)에 따르면 뉴욕에선 11건의 주요 제작 활동이 중단돼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1만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WGA는 잠정 합의 이후 피켓 시위를 중단할 방침이다. 다만 조합원 최종 승인 시까지 파업은 이어갈 예정이다. 노조 지도부는 지난 7월부터 파업에 돌입한 미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의 피켓 시위에 동참할 것을 조합원들에게 독려했다. SAG-AFTRA에는 약 16만명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