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9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감독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주인공 홍명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실망스러운 성적과 함께 2026 북중미월드컵을 마친 후 사퇴했다. 홍 감독의 퇴진에 외신들 역시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외신들은 주로 '국민 영웅의 추락' '한국 축구의 감독 선임·운영 시스템 실패' 등을 한국 대표팀의 실패 요인으로 꼽았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베이스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일찌감치 조별리그를 마쳤지만 다른 조 경기들이 끝나면서 탈락이 확정되자 귀국길에 오르기에 앞서 사퇴했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도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조별리그 탈락했다. 이어 이번 북중미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로 두 번이나 대표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4년 1무 2패, 2026년 1승 2패 등 월드컵 본선 통산 1승 1무 4패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역대 월드컵 감독 중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한 지도자로 남게 됐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영웅에서 추락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당시 주장이었던 홍 감독은 이번 대회 부진으로 국민적 영웅에서 비판의 중심에 섰다. 29일 로이터는 홍 감독의 사퇴에 대해 "2002년 국민 영웅에서 국민들이 등을 돌린 인물"이라고 표현하며 "불명예스러운 마무리"라고 평가했다. 같은 날 가디언은 "지속적으로 비판을 받아 온 감독"이라는 표현과 함께 남아프리카공화전에서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 "실패한 승부수"라고 분석했다.

시작부터 삐걱…감독 선임 논란

홍 감독에 대한 우려는 선임 초기부터 이어졌다. 2014년에 이어 다시 한번 국가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홍 감독의 출발부터 뜨거운 감자였다. 홍 감독은 2024년 7월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감독으로 선임됐지만 선임 과정의 불투명성과 절차적 무시, 특혜 선임 의혹, 권한 규정 위반 등 다양한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월 홍명보·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 대한 징계 요구가 정당하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홍 감독의 사퇴와 함께 선임 당시의 논란도 주목했다. 이날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은 이재명 대통령이 감독 선임과 대표팀 운영 체계를 함께 문제 삼았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인사가 만사다. 무능한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결과는 불 보듯 하다"고 적으며 대표팀 프로그램 전면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홍 감독은 물러났다. 하지만 대표팀의 운영 시스템 문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홍 감독은 북중미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한 대표팀과 함께 오는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