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사진=이지운 기자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가 공매도 전산시스템 도입과 관련한 논의에 본격 돌입했다.

23일 금융감독원은 금융투자업계와 '무차입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양태영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 국내외 증권사·운용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TF는 지난 16일 민당정협의회에서 발표된 '공매도 제도개선 방향(안)' 중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의 구체적 적용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단계다.

이날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그동안 공매도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불법 공매도의 실체가 확인된 상황에서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관투자자 등이 스스로 불법 공매도를 예방할 수 있는 내부 통제환경을 갖추고 개인투자자 등 모든 시장참여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실시간 차단시스템 실현방안도 적극 검토해 우리 자본시장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TF 활동에 적극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은 지난 16일 민당정협의회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방향', '불법공매도 조사현황 및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기관의 대차거래 상환기간을 개인의 대주 서비스와 90일로 하되,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의 대주담보 비율(120%)은 기관·외국인의 대차와 동일하게 105%로 낮춘다. 또 불법 공매도 거래자에 대한 최장 10년의 주식거래 제한, 상장사·금융사 임원 선임 제한 등 제재 수단을 다양하게 하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처벌 수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불법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해 기관 투자자에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2020년 의견수렴 당시 구축이 어렵다고 결론 난 불법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에 대해서는 3년이 지난 현재 기술로 구축할 수 있는지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양태영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전산시스템 구축 TF 운영을 위해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개인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TF에서 건설적인 논의와 대안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쉽지않은 전산화 문제 … 서유석 금투협회장 "업계 IT 인프라 적극 사용"

당초 공매도 개선방안 논의 초기 공매도 전산화 작업과 관련해 업계와 당국에선 시스템 도입에 난항이 있을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됐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1일 국감에서 '공매도 수기관리에서 벗어나 전산시스템을 도입할지' 여부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에서도 (공매도 전산시스템으로) 안 하고 있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시스템을 도입해 거래를 복잡하게 하는 게 투자자 보호인지 정말 자신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도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공매도 개선안 중 전산 시스템 구축 문제는 가장 어려운 주제"라며 "무차입 공매도를 원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우리 주식시장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기에 공정하고 효율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리 자본시장 성장의 필수적인 요소"라며 "그동안 발전된 IT 인프라 등을 활용하고 많은 전문가와 유관기관이 합심한다면 진일보한 개선책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본시장에 몸 담고 있는 우리들 각자의 위치에서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 서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TF 구성팀은 앞으로 공매도 거래를 하는 기관투자자의 내부 전산시스템 구축방안과 함께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실시간 차단 시스템 실현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TF는 월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해 전산시스템이 구축되는 시점까지 상시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공매도 전산시스템 지원반'도 신설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매도 전산시스템 지원반은 IT인력과 해외IB(투자은행) 소통을 전담할 외국어 능통자 등으로 꾸려 이번 TF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