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대한민국 부산은 아쉽게 탈락했지만 글로벌 무대에서 유치 활동을 벌인 국내 기업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글로벌 인사들과 만나며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축한 덕분에 신사업 발굴 기회가 생겨날 것이란 견해다.
29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그룹 12개사는 지난해 6월 민간유치위원회 출범 후 18개월 동안 총 175개국을 누볐다.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기 위해서다. 이 기간 만난 각국 고위급 인사는 3000여명에 달한다.
특히 4대그룹 회장들의 노력이 빛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달 초 이름도 생소한 남태평양 쿡 제도의 라로통가섬을 찾아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진행했다. 삼성의 글로벌 '기업의 사회적 기업'(CSR) 프로그램인 '삼성 솔브포투모로우'를 소개하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당부한 것.
이 회장은 추석 연휴였던 지난해 9월 멕시코를 방문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만나 삼성전자 현지 사업 현황 등을 설명하고 2030 엑스포가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전 세계를 누볐다. 그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항공기 '이코노미 클래스'(일반석)에 몸을 싣기도 했다. 최 회장과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만난 고위급 인사만 9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각각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해외 출장 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탰다. 정 회장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부산엑스포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구 회장은 아프리카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들을 방문해 지지를 요청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기업인들의 노력이 한국 산업의 글로벌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통해 "기업들은 글로벌 인지도 강화, 신시장 개척, 공급망 다변화, 새로운 사업 기회 확보 등 부수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얻었다"며 "경제계는 정상들의 긍정적 피드백과 세계인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한국과 지구촌이 공동 번영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준비 과정에서 정부는 물론 경제계, 국민 모두가 원팀이 돼 보여준 노력과 열정은 대한민국이 하나로 뭉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세계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통해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국가 위상을 높이는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