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을 떠나겠다는 시민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9년 6월16일 홍콩에서 시위자들이 홍콩 지도자들에게 범죄인 인도 법안의 퇴진과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홍콩을 떠나겠다는 시민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지난 9월28일부터 11월9일까지 홍콩 시민 7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약 38%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홍콩을 떠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동기 2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홍콩을 떠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 '자유와 인권, 표현의 자유 붕괴'(17.7%)를 꼽았다. '과도한 정치적 분쟁 또는 불안정한 정치'(15.1%), '비민주적 정치 시스템'(14.2%), '열악한 주거 환경 또는 혼잡한 생활 공간'(11.2%) 등이 뒤를 이었다. 정치적 억압 탓에 홍콩을 떠나고 싶다는 응답이 50%에 이르는 셈이다.

이민을 원하는 나라로는 영국(14.2%)이 가장 높았고 캐나다, 호주, 대만 순이다. 영국은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발표한 이후 여권을 소지한 홍콩인이 영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놓고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밀려드는 홍콩발 입국자로 이민당국이 혼란을 겪자 최근 입국자를 통제해 국제사회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홍콩에선 최근 몇 년간 이민 물결이 이어지면서 2019년 748만여명에서 2020년 인구가 747만4200명으로, 2021년엔 741만3070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지난 6월을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인구가 2.1% 가량 증가했다.


홍콩 당국은 이 같은 상황에도 민주파 인사들에 대한 현상금을 걸며 강도 높은 '민주주의 탄압'에 나섰다. 홍콩 경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현상금을 내건 해외 체류 민주 활동가는 총 13명이다. 홍콩의 중도파 의원인 디즈위안은 "대다수 주민이 자신들의 자유가 줄어드는 것처럼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