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14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진학사 주최 '2024학년도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설명회를 듣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
(서울=뉴스1) 남해인 이유진 기자 = 수십억원 대학 예산 혜택(인센티브)이 걸려있는 교육부의 '대학 무전공 확대' 방침에 대학들은 무전공 선발 정원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심 중이다.
학과별로 균등하게 정원을 줄이거나, 인기학과 위주로 줄이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지만 이에 따른 학내 반발도 예상돼 대학들은 머리를 싸매고 있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고려대·동국대·성균관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 주요대학들은 2025학년도 입시부터 자유전공학부나 광역·계열단위 모집정원 신설·확대 검토에 들어갔다.
한양대는 2025학년도부터 자유전공학부인 '한양인터칼리지'를 신설해 250명을 모집하기로 확정했고, 동국대는 전체 인원의 최소 10%에 해당하는 200명가량을 문·이과 통합선발 방식으로 선발하는 자유전공학부(가칭)를 신설할 것을 검토 중이다.
서울대, 고려대, 한국외대는 기존에 운영하던 자유전공학부를 정부 방침에 맞춰 확대 시행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연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다른 서울 사립대학들은 구체적인 선발 규모나 선발 방식에 대해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교육부 방침이 제시된 만큼 논의 초기 단계다.
앞서 교육부는 2일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 육성사업 개편 시안'을 공개하고 무전공 입학을 확대하면 국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안은 2025학년도는 모집인원의 20%, 2026학년도는 25% 이상을 뽑아야 국고 인센티브 지급 자격이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교육부의 눈치를 보며 등록금을 수년간 동결해온 상황에서 국고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무전공 신설·확대 계획 마련에 돌입한 분위기다.
서울 사립대학 A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모집단위를 광역화 하면 교육부에서 지원금을 준다는 소문이 있어서 계획을 마련한 적 있었지만 없었던 일이 돼 버렸다"며 "대학들은 인센티브를 받아야 하니 (시안에서) 인센티브를 준다고 한 만큼 무조건적으로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의견 수렴 중'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시안이 알려 이후 수십억원대의 인센티브가 달려있는 만큼 대학들은 무전공 확대 검토에 나서면서 해당 모집단위 정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학과별 정원 일괄 균등 감축, 인기학과 위주 감축 등 방안이 거론된다.
선발 인원을 가장 먼저 확정한 한양대는 정원 내 선발 규모인 250명을 다른 학과 인원을 줄여 확보하기로 했다. 정원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곳은 데이터사이언스학부다. 올해 80명인 정원이 내년에 40명으로 절반 축소된다. 융합전자공학부는 145명에서 119명으로,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는 150명에서 130명으로 줄어든다.
반면 정원 30명 이하 소규모 학과인 국어국문학과(29명), 사학과(22명), 철학과(17명) 등은 정원을 줄이지 않기로 했다.
이외 대학들은 각 학과 교수들 사이에서 예민한 문제인 학과별 정원을 어떻게 조정할지 결론을 내지 못 하고 있다.
전 학과 정원을 같은 비율로 줄이거나 소규모 학과의 총 정원을 무전공으로 통합할 경우 비인기·소규모 학과는 존폐와 관련될 수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서울의 사립대학인 B대학 관계자는 "각 대학별로 강점을 둔 학과들이 있는데 이 학과들 정원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문·사·철' 등 소규모 학과가 쪼그라들면 논란이 있을 수 있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다른 사립대학인 C대학 관계자도 "교수들의 반발이 우려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라며 "무전공 1학년 교양과목을 강화해야 할텐데 이것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무전공 확대가 교육부의 방침이지만 무턱대고 정원을 늘릴 경우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도 대학들의 우려 대상이다.
C대학 관계자는 "학부제를 운영할 당시에도 특정 학과에 몰리는 현상이 심했다"며 "이 뿐만 아니라 1학년과 다른 학년 선후배가 단절되는 문제도 있어 얼마나 정원을 확보할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